시인 황병승(49)씨가 경기도 고양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여러 차례 전화를 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아 이상하게 여긴 부모가 전날 황씨의 집을 찾았다가 숨진 사실을 알게 됐다.
경찰은 황씨가 숨진 지 20일가량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원당 세브란스 병원에 임시 안치된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황씨는 고양 연립주택에서 혼자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시인들에 따르면 최근 우울증과 대인기피 증세를 보였고 심각한 알코올의존증에 시달렸다.
서울예대를 졸업한 황씨는 2003년 ‘파라21’을 통해 등단했다. ‘여장남자 시코쿠’ ‘육체쇼와 전집’ 등의 시집을 통해 평단의 주목을 받았으며 ‘미당문학상’과 ‘박인환문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 과정에서 고인이 강의를 나갔던 서울예대 캠퍼스에 성추문을 폭로하는 대자보가 붙으며 타격을 받았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