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수장 공백 204일만에 해소… 에스퍼 신임 장관 취임

입력 2019-07-24 12:18

미국 국방부가 반년 넘는 리더십 공백 끝에 정식 장관을 맞이하게 됐다. 미 상원은 23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지명자의 인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90표, 반대 8표의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다. 에스퍼 신임 장관은 다음 달 초 한국과 일본을 순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원 인준을 받은 정식 국방장관이 들어선 건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사임 이후 204일 만이다. 매티스 전 장관이 물러난 직후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 체제가 한동안 이어졌다. 당초 섀너핸 대행이 정식 장관 자리를 승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가정폭력 문제가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섀너핸 대행의 후임으로 당시 육군장관을 지내던 에스퍼 장관을 지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상원 인준안 가결 후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선서식을 가졌다. 백악관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서식에서 “국방부를 이끄는 데 마크 에스퍼만큼 검증된 인물은 없을 것”이라며 “마크보다 더 일을 잘했던 사람도 없고 그만큼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의 일원이 될 수 있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육군사관학교 졸업 이후 10년간 육군에서 현역 복무를 했다. 이후 11년간 주방위군과 육군 예비군에서 근무했다. 걸프전에 참전한 경력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육군장관에 오르기 전에는 미국 방위산업체 레이시온에서 부사장 직함으로 로비스트 활동을 했다.

국방부가 신임 장관을 맞으면서 반 년 넘게 이어지던 대행 체제는 드디어 막을 내리게 됐다. 국방부는 이 기간 동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행정부 핵심 참모들에게 눌려 제대로 목소리를 못낸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와의 갈등이 고조된 것도 이 시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습 결정을 내렸다 막판에 취소하는 일도 벌어졌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에스퍼 장관이 다음 달 초 한국과 일본 방문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지난 16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할 것이냐는 질문에 “틀림없이 그럴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