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한 투수는 롯데 자이언츠 오현택이었다. 72경기에 나와 3승2패, 25홀드, 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홀드왕에 올랐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불과 9경기에 출전했다. 7.2이닝만을 소화했다. 피안타율은 0.344나 되고 피홈런은 무려 5개나 됐다. 1승만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7.04나 됐다. 지난 5월 3일 1군에서 말소된 뒤 소식이 없다.
지난해 등판 횟수 2위는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이었다. 70경기였다. 2승6패8세이브 16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60이었다.
올 시즌 선발 투수로 출발했다. 2경기를 뛰었다. 결과가 좋지 못했다. 불펜으로 돌아섰다. 회복되지 못했다. 올 시즌 26경기에 나와 2패 1세이브 3홀드를 기록했다. 29이닝만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8.07이나 된다. 피안타율은 0.308이다. 5월 한달 동안 2군에 다녀왔다.
지난해 등판 횟수 3위는 NC 다이노스 강윤구였다. 69회였다. 7승5패, 1세이브 17홀드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올 시즌에는 43경기에 등판해 36이닝을 책임졌다. 1승1패 10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5.75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86이나 되고 피안타율은 0.314나 된다.
이처럼 한 시즌 혹사를 당하게 되면 대부분 이듬해엔 망가지기 일쑤다. 그럼에도 올 시즌 ‘묻지마 등판’에 나서야 하는 투수들이 있다. 팀 사정이 가장 큰 원인이다.
롯데 고효준은 올 시즌 53경기에 나왔다. 94경기를 치렀으니 팀이 치른 경기의 56%에 해당하는 게임에 출전했다. 44.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하고 있다. 2승7패 14홀드를 기록 중이다.
2위는 SK 와이번스 서진용이다. 49경기에 나왔다. 3승1패, 4세이브 21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2.68이다. 같은 팀 김태훈도 48경기에 나왔다.
두산 마무리 투수 이형범은 48경기에 나와 5승1패 11세이브 8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1.87로 매우 좋다. LG 트윈스 진해수와 KT 위즈 주권도 48경기에 출전했다.
이들 모두 팀 경기의 절반 이상에 출전했다. 올 시즌 성적은 좋을지 모른다. 앞서 언급했듯이 올해 혹사를 당하게 되면 내년 시즌은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팀이 눈 앞의 성적에 눈이 멀어 일단 마운드에 올리고 본다. 3연투도 불사한다. 결과는 선수 개인이나 팀에게도 장기적으로 좋지 못함을 왜 모르는지 알 수 없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