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자’로 불린 리펑 전 총리 사망… 천안문 사태 무력진압 주도

입력 2019-07-23 21:40 수정 2019-07-23 21:42

‘6·4 천안문 민주화 시위’(천안문 사태) 당시 강경 진압을 진두지휘한 리펑(李鵬) 중국 전 총리가 22일 별세했다. 올해는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맞는 해다.

리 전 총리는 중국 공산당 초기 지도자이자 혁명 열사인 리옌쉰(李硯勛)의 장남인 ‘혁명 2세대’다. 그는 정치 인생의 대부분을 중국 최고 지도부 자리에서 보냈지만, 천안문 사태 당시 시위 진압을 진두지휘해 천안문 학살자’라는 악명을 얻었다.

리 전 총리는 천안문 사태 때 강경 진압을 주장하며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과 맞섰고, 결과적으로 당시 최고 권력자인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에게 이를 관철하며 톈안먼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후 그는 ‘6·4 학살자’ ‘천안문 학살자’라고 불렸고, 대중적인 지지를 받지 못해 ‘영원한 2인자’로 정치 인생을 끝마쳤다.

한편 리 전 총리는 2004년 8월 공산당 기관 잡지인 구시(求是)에 기고문을 올려 천안문 사태 당시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그는 “1988년 총리 취임 당시 숱한 난제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덩샤오핑 동지의 격려가 필요했다. 나는 겁많은 초보자였다”며 천안문 사태를 무력진압한 것은 덩샤오핑의 확고한 지원 아래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