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라는 책을 썼던 일본 내 대표 ‘혐한’(嫌韓) 논객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가 이번에는 ‘문재인이라는 재액’(文在寅という災厄)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 ‘재앙’ 등으로 표현하는 등 노골적인 막말로 한국 정부를 공격하는 내용이 담겼다.
무토 전 대사의 책은 22일부터 현지 내 주요 온·오프 서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이 책은 문 대통령을 ‘미래 지향을 외치지만 반일에 앞장서는 혁명가’라고 묘사하며 비난하고 있다. 무토 전 대사는 문 대통령의 성향을 ‘현실 직시 없이 편한 대로 해석한다’ ‘국익을 생각하지 않고 원리·원칙에만 충실한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으며 항상 자신이 옳다고만 주장한다’ 등 세가지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최근 심화된 한·일 갈등의 책임을 모두 문 대통령에게 돌렸다.
그는 “문재인이 한·일 양국이 고생해 마련한 위안부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며 “징용공(일본이 강제징용 피해자를 부르는 말) 재판에서 일본 기업의 배상 판결을 유도하며 한·일 관계를 뿌리째 뒤집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재인정권 때문에 한·일 관계가 예상보다 나빠졌고 일본인 대부분이 한국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됐다”며 “한·일 관계를 망치면서 미래를 얘기하는 무책임한 문재인정권을 한·일 관계 개선을 바라는 외교관 출신으로서 용서할 수 없다”고 썼다.
심지어 한국인들이 문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무토 전 대사는 “문재인정부가 외교와 내정에서 실책을 계속해도 행정·사법·언론을 좌지우지하는 독재자의 공포정치 때문에 보통 한국인들은 실체를 알 수 없다”며 “한·일 양 국민을 불행하게 만든 최악의 대통령을 어떻게 압박하고 퇴장시키면 좋을지 일본은 눈을 떼지 않고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판매를 시작한 온라인 사이트 ‘아마존 재팬’은 이 책의 출간을 알리며 “40년 외교관 경험이 뒷받침된 저자의 통찰이 빛나는 한국 분석의 결정판”이라고 소개했다. 또 “전작에서는 문재인정권의 종북과 반일 자세를 예리하게 예언했던 저자가 정권 탄생 후 2년간 더욱 심화한 한국의 비참한 현실과 최악의 한·일 관계를 전망한다”며 “상식을 벗어난 문재인정부의 멈출 줄 모르는 무책임과 폭동으로 한·일 관계 복원을 바랄 수는 없다”고 했다. “한·일 양 국민에게 보내는 영혼의 메시지”라는 글귀도 덧붙였다.
무토 전 대사는 2010년 8월부터 2년2개월간 주한 일본대사를 지내는 등 한국에서만 12년을 살았다. 최근 그가 전범 기업인 미쓰비시의 고문을 지냈던 사실이 드러났고 대법원의 강제징용 사건 선고 과정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고문으로 재직 중이던 2013년 1월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과 접촉해 전범 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쪽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퇴 후에는 대표적인 혐한 논객으로 활동하며 근거 없는 ‘망언’을 쏟아냈다. 문재인정부 탄생 직후인 2017년 6월에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다행’이라는 책을 써 “북한위기 시기에 한국인은 친북반일 대통령을 선출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해 2월에는 동명 기고문을 통해 “한국은 가혹한 경쟁 사회”라며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정말 좋다”고 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