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혈세 日여행 경비로 쓴 청주교육청… 목적은 단순 민간교류?

입력 2019-07-23 16:06 수정 2019-07-23 16:08
뉴시스

충북 청주교육청 직원들이 혈세를 들여 일본을 방문해 질타를 받고 있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맞서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국내에 확산된 가운데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공분을 산 것이다.

23일 청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이날 청주 소재 중학교 두 곳의 배구부 24명과 인솔자 6명, 청주교육청 직원 2명 등 32명이 3박 4일 일정으로 출국했다. 청주국제교류회가 주관한 ‘국제교육문화교류 일본 돗토리시 방문’을 진행하기 위함이다. 주관사는 민간단체로 알려져 있으나 전체 방문단의 80%가 청주교육청 소속 인원이라 사실상 청주교육청 방문단인 셈이다.

이들은 여행 경비 일부를 세금으로 지출했다. 내역은 학생 24명의 여행 경비 3분의 1인 585만원과 인솔자 1명, 청주교육청 직원 2명의 여비 등이다. 또 지난해 청주교육청 예산 내역에 따르면 ‘복지 장학생’을 포함한 학생 30명 기준, 1인당 15만원 내외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방문단이 실제 지원한 비용은 학생 1인당 약 24만원이다. 심지어 복지 장학생 대상자는 한명도 없다.

방문단에 포함된 교육청 직원 2명의 역할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이들은 상호 교육과정 교류와 MOU 협의, 홈스테이 교류 확대 등의 의사를 타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합류했다. 그러나 현재 양국 갈등으로 인해 관련 합의의 성사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중에는 중대하거나 긴급한 사안이 없으며 단순 민간교류를 위한 일정뿐이다.

청주교육청 관계자는 “일본 방문에 앞서 목적 타진을 추진했으나 잘 안 됐다. 양국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번 방문에서도 잘 안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청주시가 일본 돗토리시와 자매결연한 것과 관련해 추진하는 민간교류 사업이기 때문에 일정을 바꿀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청주시는 이번 논란에 대해 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간단체의 단독 주관이라는 것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