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국가대표팀에 대한 미비한 용품 지원으로 논란을 빚은 대한수영연맹이 사과문을 게재했다.
한국 수영선수들은 지난 12일 개막한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김수지가 여자 1m 스프링보드부문 깜짝 동메달을 차지하고 남자 수구대표팀이 세계대회 사상 첫 승리를 거두는 등 고군분투중이다. 그런데 이들이 대회에서 입는 옷에 대한수영연맹의 지원 미비로 ‘KOREA’가 아닌 테이프가 붙여져 있어 빈축을 샀다.
뉴시스는 15일 전날 열린 1m 스프링보드 결승에 앞서 입장한 우하람의 트레이닝복 뒤에 테이프가 붙어있는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다. 테이프로 가린 부분에는 국가명이 아닌 특정사의 로고명이 적혀있었다. 함께 촬영된 타 국가 선수들은 모두 자국명이 적힌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A사와 후원 계약을 유지하던 연맹은 지난해 12월부로 계약이 만료돼 새 브랜드를 물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결국 대회 개막을 11일 앞둔 1일에야 A사와 재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A사가 그간 국가대표용품을 만들지 않았던 지라 ‘KOREA’가 적힌 용품이 없었다. 결국 연맹은 A사 로고가 박힌 일반인용 용품을 지급했다.
특정사의 로고가 크게 적힌 옷을 국제대회에서 입을 경우 국제 대회 로고 규정에 따라 계약 위반으로 페널티가 부여된다. 이에 따라 선수들 중 일부가 테이프가 여러 겹 붙은 트레이닝복을 입게 됐다. 연맹은 15일 “아티스틱 스위밍과 수구 종목 선수들에게는 A사 로고 위에 KOREA를 덮은 트레이닝복으로 다시 지급했다”며 나머지 종목 선수들에게도 15일에는 KOREA가 덧대인 트레이닝복을 나눠줄 계획”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연맹은 언론 보도 후 8일이 지난 23일 사과문을 배포했다.
아래는 사과문 전문.
어느덧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그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대회를 준비한 선수들의 노고와 기대감 그리고 국민의 성원에 비해 이번 대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수영연맹의 회장 이하 모든 임직원들은 먼저 머리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회 준비와 내부 관리를 원활하게 하지 못해 발생한 사태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하기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먼저,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대한민국 수영국가대표선수단 용품지급과 관련하여 물의를 야기한데 대하여 깊이 반성하며, 수영을 사랑하는 경기인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이런 일들로 인해 선수들과 가족, 수영인 그리고 수영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였으며, 이유가 무엇이든지 간에 변명의 여지가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2019광주세계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하여 대한수영연맹에서는 여자수구, 오픈워터 스위밍 팀 등을 새롭게 선발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파견하는 등 주최국 선수단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투명하게 용품후원사를 선정하고 선수단에게 용품 지원에 불이익이 없도록 제대로 된 후원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예기치 못한 연맹의 부주의와 관리 소홀 등으로 인하여 결국 선수단 용품지급과 관련하여 크나큰 과오를 범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은 이유가 무엇이든지 간에 대한수영연맹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향후 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7월 19일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경기 시작 전에 경영선수단 전원에게 규정에 맞는 용품을 지급했습니다. 또한, 다른 종목에 참가한 국가대표선수들에게도 추가로 규정에 맞는 용품을 지급, 차질없이 경기에 임하는데 문제없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수영연맹은 심기일전하여 향후에는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철저히 준비하여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하고 국민 여러분의 마음이 상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수와 팬들을 가장 우선하는 대한수영연맹으로 거듭나겠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대한수영연맹 김지용 회장 외 임·직원 일동
광주=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