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차기 검찰총장의 공식 취임이 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검찰 내 그의 선배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하고 있다.
한찬식(51·21기) 서울동부지검장은 23일 오전 검찰 내부망에 “검찰이 어려움에 처한 시기에 도움을 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사직 인사를 올렸다. 한 지검장은 “국민이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깨닫고 구성원들이 합심해 노력한다면 앞으로 여러 난관을 잘 헤쳐가리라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차경환(50·22기) 수원지검장도 이날 “일장춘몽을 꾼 것처럼 딱히 남기는 것 없이 검찰을 떠난다”는 사직 인사를 올렸다. 그는 “‘파사현정(破邪顯正)’ 글귀를 책상에 올려두고 의욕적으로 일하던 초임 시절, 과욕과 오만으로 일을 크게 그르칠 뻔 했던 뼈저린 경험을 하고 난 뒤부터 ‘청송지본 재어성의(聽訟之本 在於誠意·송사의 근본은 성의에 있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겼다”는 소회를 남겼다.
한 지검장은 1992년, 차 지검장은 1996년 각각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사의 표명으로 윤 차기 총장 지명 이후 용퇴를 밝힌 검사장급 이상 고위직 간부는 13명(개방직인 대검찰청 감찰본부장 포함)으로 늘었다. 윤 차기 총장이 취임하면 곧바로 검찰 고위직 인사가 발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