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임대 혹은 잔류’ 2장 남은 선택지

입력 2019-07-23 13:34
이강인이 지난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기념 격려금 전달식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완전한 이적으로 성장 속도를 가속하려던 이강인(18·발렌시아)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이강인을 떠나보내지 않겠다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방침이 전해지면서다. 이적이 무산되면 임대와 잔류의 두 가지 선택만 남게 된다.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매체 데포르테 발렌시아노는 23일(한국시간) “발렌시아가 이강인을 이적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정됐다”며 “발렌시아는 향후 이강인을 다시 영입할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강인은 최근 임대를 거부하고 완전한 이적을 요구했지만, 발렌시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한 올여름 이적시장의 ‘블루칩’이다. 발렌시아는 지난달 이강인의 바이아웃을 8000만 유로(약 1050억원)로 설정해 협상가를 높였다. 이강인을 완전하게 영입하려는 구단은 그 이상의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스페인 레반테·에스파뇰·그라나다·오사수나, 네덜란드 아약스·에인트호번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드러냈지만 이 금액을 지불한 구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임대, 또는 잔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이 임대를 선택하면 출전 시간 보장을 위한 부가적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임대 신분으로 옮긴 팀에서 득점이나 승리로 일정한 성과를 내도 발렌시아 복귀가 전제돼 몸값을 드높이기 어렵다.

잔류도 마냥 좋은 선택은 아니다. 4-4-2 포메이션을 구사하는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 감독의 전술에서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를 선호하는 이강인의 자리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이강인의 꾸준한 출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소 어린 연령에 이뤄진 1군 승격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강인이 2군보다 적을 수밖에 없는 실전 경험을 1군에서 충분하게 쌓지 못했고, 그 결과 완전한 이적을 시도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강인은 17세였던 지난해 10월 31일 2018-2019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32강 1차전에서 1군으로 데뷔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