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23일이다. SK 와이번스는 선수 생활 연장을 위해 조용호를 무상으로 KT에 보내줬다. 유례를 찾기 힘든 무상 트레이드다.
2014년 SK 와이번스 육성선수로 출발한 조용호는 발이 빠르고 타격 잠재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강한 외야진을 보유한 SK에서 자리가 없었다. 2017년 69경기 그리고 지난해 16경기에만 출전했다.
그런데 KT로 와선 달라졌다. 물론 시즌 초반에는 1군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지난 5월 11일 1군에 등록됐다. 그의 존재감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외야수 강백호(20)의 부상 이후다.
올해 47경기에 출전해 119타수 37안타, 타율 0.311을 기록하고 있다. 홈럼은 없지만 빠른 발로 2루타 4개, 3루타 2개를 생산했다. 도루 2개도 성공했다. 득점권 타율은 0.351이다. 수비에선 책도 없었다. KT로선 조용호가 없었다면 올 시즌 중반 치러내기 힘들었을 정도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4일 SK와 KT는 투수 전유수(33)와 내야수 남태혁(28)을 트레이드를 통해 서로 맞바꾸었다.
전유수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단 1차례 2군을 다녀오긴 했지만 꾸준히 1군 무대를 지키고 있다. 모두 37경기에 나와 36.1이닝을 책임졌다. 2승1패 5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는 선발 투수로 나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KT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될 우완 자원이 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7일 KBO 초유의 삼각 트레이드가 단행됐다. SK 외야수 김동엽(29)은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를 거쳐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넥센 외야수 고종욱(30)은 SK로 둥지를 옮겼다. 삼성 포수 이지영(33)은 키움으로 이적했다. 올 시즌 현재까진 가장 잘된 트레이드 케이스다.
고종욱은 올 시즌 91경기에 나와 328타수 108안타, 타율 0.329를 기록하고 있다. 타율 6위, 최다안타 10위다. 특히 도루는 19개로 3위를 기록하며 도루왕을 노리고 있다. 득점권 타율이 0.378이나 된다.
키움 이지영은 박동원(29)과 함께 주전 마스크를 나눠 쓰고 있다. 227타수 67안타, 타율 0.295를 기록하고 있다. 포수 실책도 2개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 김동엽은 이제서야 부활했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져 있다 두 차례 2군을 다녀온 뒤 홈런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현재는 타율 0.224, 홈런 4개에 불과하지만 최근 타격감은 3할 이상이다. 주루 미스가 자주 나오긴 하지만, 삼성 파괴력을 올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인 지난 6일 KIA와 NC는 외야수 이명기(32)와 외야수 이우성(25)을 서로 맞바꾸었다. 이우성은 광주 거포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이명기도 나성범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물론 트레이드가 항상 성공할 수는 없지만, 상당수는 필요한 부분을 메꾸는 데 도움이 된다.
10개 구단 가운데 한번도 트레이드를 단행하지 않은 구단이 세 구단이다. 2위 두산 베어스와 9위 한화 이글스 그리고 꼴찌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와 한화는 취약 부분이 너무 많다. 롯데는 포수와 1루수, 좌완 불펜 요원 등 구멍 투성이다. 한화는 선발 자원을 비롯해 내외야 라인을 가리지 않고 구멍 투성이다. 특히 외야수 문제는 심각하다. 그럼에도 두 구단 모두 전반기까지 육성만을 외치며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트레이드 마감 시한은 오는 31일이다. 전력보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올해는 사실상 포기했다는 말과 같다. 또다시 육성만을 외치고 앉아 있다면 더 이상 희망은 없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