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과 서신교환”…북·미협상 개최엔 “北 준비되면” 반복

입력 2019-07-23 09:35 수정 2019-07-23 10: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최근 북한과 매우 긍정적인 서신 교환(correspondence)이 있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미 실무협상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준비될 때 우리는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연계시키면서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도 북·미 사이에 소통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내비쳐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더 늦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북·미 대화의 고비마다 친서가 돌파구를 마련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의 서신 교환도 북·미 실무협상을 앞당기는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판문점 북·미 회동 이후 북한과의 실무협상 일정이 잡혔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면서 “아마도 그들(북한)은 (우리를) 만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과 최근에 약간의 서신 교환이 있었다”면서 “매우 긍정적인 서신 교화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 간 친서 교환이었는지, 고위급 참모들 간 서신 교환이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서신의 내용, 전달 시점과 경로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해 “일정한 시점에 우리는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준비될 때”라는 말을 두 번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북한이 아직 북·미 실무협상에 나올 준비가 안 됐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카드를 들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가 늦어지는 것은 북한이 내놓은 새로운 비핵화 카드를 트럼프 행정부가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은 북한에 충분한 시간을 주면서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에도 “시간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나는 전적으로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문점 북·미 회동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2∼3주내’ 북·미 실무협상 시간표는 이미 지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무부는 북한 사람들과 여러 차례 대화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북·미 물밑접촉이 계속되고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미국) 팀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나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면서도 “나는 그들(북한)이 (협상장에) 나타날 때 다른 입장을 취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비핵화 조치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요구한 것이다. 그는 “김 위원장은 ‘비핵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으며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그것을 문서화했다”고 압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선 “(북·미) 협상이 곧 시작되길 희망한다”면서 “이번 협상은 북한 비핵화를 정확히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