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간판 김서영이 세계선수권대회 주종목인 개인혼영 200m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번 대회 내내 큰 부담감을 안고 임했던 김서영은 “아쉽지만, 이 또한 과정”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김서영은 22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 수영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서 2분10초12의 기록으로 6위가 됐다. 카틴카 호스주(헝가리)가 2분7초53의 기록으로 우승해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4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0.69초의 출발 반응 속도를 기록한 김서영은 100m 구간까지 3위로 선전했다. 그러나 약점으로 지목받는 평영 구간(100~150m)부터 급격히 순위가 밀리며 7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일본의 오하시 유이가 실격패를 당하며 김서영의 순위는 한 계단 올랐다.
경기 뒤 김서영은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김서영은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제 기록을 깨는 게 목표였다”며 “경기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기록은 아쉽다”고 소회를 밝혔다. 실제로 이날 김서영의 기록은 그의 최고 기록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달성한 한국 최고 기록인 2분8초34보다 크게 떨어진다. 이 기록을 유지했다면 중국의 예스원(2분8초60)과 캐나다의 시드니 피크렘(2분8초70)을 제치고 은메달을 따낼 수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결과였다.
그래도 김서영은 어둡지 않은 표정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그는 “이게 마지막이 아니다. 내게는 개인혼영 400m도 남아있다”며 “이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2년 전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때는 제가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며 “체력적인 부분을 많이 준비했다. 이 부분은 내가 성장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제가 평영에 조금 더 집중하고 했는데, 그게 곧바로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평영 집중 훈련은)2020년 도쿄 올림픽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서영은 얼마 안되는 한국의 ‘수영 메달 기대주’라는 부담감을 안고 대회에 나섰다. 김서영은 이에 대해서 “부담감이 아예 없었다고는 할 수 없겠다”면서도 “그래서 이번 시합에서 제게 더 집중하려고 했다. 나를 위한 무대라고 나를 ‘세뇌’시켰다”고 말했다. 김서영은 “이번 대회 또한 배워가는 길이고, 성장하는 대회”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공동취재구역을 벗어났다.
광주=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