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정부가 한일관계 악화 방관… 관중석으로 가라”

입력 2019-07-22 16:05

김병준 자유한국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을 향해 “제 역할을 못하겠다면 관중석으로 가라”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22일 본인 페이스북에 ‘선수 역할 다하지 못하겠다면, 관중석으로 가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이 글에서 “냉정해야 할 감독과 선수가 일본을 이길 수 있는 준비는 하지 않은 채 감정적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오늘의 한일관계는 임진왜란과 구한말 때와 다르다. 부품 소재 하나만 공급되지 않아도 양국 모두 치명적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감독과 선수의 치밀한 준비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을 감독으로, 청와대 참모들을 선수로 비유한 뒤 이들의 대응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1일 참의원 선거가 끝난 뒤 미소 짓고 있다. AP

김 전 비대위원장은 일본이 수출규제 등 한국을 향해 날 선 조치들을 내놓고 있는 이유에 대해 “한국 정부의 동북아 구상과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정부가 악화일로를 걷는 한일관계를 바로잡을 노력을 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지만 일본은 이를 다르게 해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예를 들어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한미일 협력체계 대신 중국 중심의 남북통일을 원하면서 한일관계 악화를 방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과 일본 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일관계 악화를 방관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우리 정부는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이를 확인시켜줘야 한다. 또 만약 한일관계 악화를 방관한 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에게 대안적 구도를 설명해야 한다. 일본 정부에는 (대안적 구도가) 동북아 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우리 감독과 선수들에게 묻는다. 정말 일본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는 새로운 구상을 하고 있는가.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감독과 선수답게 설명하고 설득하라. 한일관계 악화를 의도적으로 방관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아니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건지, 또 아니면 문제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건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면서 “감독이 감독답지 못하고 선수가 선수답지 못할 때, 경기는 엉망이 되고, 관중은 이편저편 가릴 것 없이 불편해진다. 제대로 된 감독이나 선수를 하지 못할 형편이면 관중석으로 자리를 옮기시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박준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