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정치권의 TK(대구·경북) 국비예산 홀대 논쟁에 대구시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내년도 국비예산 확보에 힘을 쏟아야 하는데 대구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홀대 논쟁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 정부의 국비예산 홀대 논쟁은 지난 16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황 대표는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제살리기 토론회’에서 “지난해 편성한 올해 예산을 보면 다른 광역단체는 다 늘었는데 대구만 줄었다”며 TK 홀대론을 제기했다.
이에 민주당 대구시당 등은 다음날 바로 성명을 내고 “명백한 허위 사실 유포로 시민을 기만한 발언”이라며 황 대표를 비판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대구시가 지난해 12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국비확보액이 2018년도 국비확보액 3조43억원보다 676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며 황 대표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도 SNS 등을 통해 황 대표를 비판했다.
이에 한국당 대구시당도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지역 민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한국당 대구시당 측은 “황교안 대표가 분명 정부 반영액을 기준으로 대구 예산 홀대라고 주장했는데 민주당 측은 대구시 신청액과 최종안(국회 증액포함)을 놓고 이야기하고 있고 2017년도에 편성된 2018년 예산은 쏙 빼놓았다”며 “국회증액은 정부안을 대구 국회의원들이 노력해서 증액한 것이기에 현 정부의 대구에 대한 인식은 정부안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부겸, 홍의락 의원은 막말로 야당 대표를 비난하기 전에 김해신공항 재검증으로 문제부터 단속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지역 정치권의 공방이 반갑지 않다. 대구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각 지역마다 국비 성격과 예산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 비교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대구시의 경우 SOC(사회간접자본) 예산보다 R&D(연구·개발) 예산이 많아 국비예산에 큰 변화가 없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도 국비확보를 위해 중요한 시기에 발생하는 소모적인 논쟁은 대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가 신청한 국비 예산(표) 중 정부안에 반영된 비율은 지난 6년 평균 87.96%다. 최종예산안에 반영된 비율은 평균 91.98%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