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치열한 속도전을 펼치는 ‘수영의 꽃’ 경영이 드디어 시작됐다. 큰 응원을 받으며 입수한 한국 대표팀도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물살을 갈랐다.
총 42개의 메달이 걸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경기는 21일 오전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개시돼 대회 폐막일인 28일까지 계속된다. 한국 수영대표팀은 이날 여자 계영 400m 경기에 나선 4명이 한국 기록을 경신하며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신기록의 주인공들은 이근아-정소은-최지원-정유인 순으로 레이스를 펼쳤다. 이들은 경기 개시 후 3분42초58만에 터치패드를 찍으며 2016년 전국체육대회에서 황서진, 정소은, 정유인, 박나리가 세운 종전 기록(3분43초73)을 약 3년 만에 갈아치웠다. 경기 뒤 최지원은 “좋은 언니, 잘 자라는 동생과 뛰어서 한국 기록을 세웠다”며 “영광이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경영 메달은 박태환이 2011년 상하이 대회에서 400m 금메달을 따낸 뒤 자취를 감췄다. 이날 한국 계영 400m 대표팀 선수들은 국내 신기록을 세우고도 전체 18개국 중 15위에 그치며 8개 팀이 오르는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8위 독일(3분38초55)과 4초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격차가 컸다. 아직 한국 경영이 갈 길이 멀다는 것을 확인한 하루기도 했던 셈이다.
이날 한국 선수들은 총 8개의 경영 종목 예선에 나섰지만 여자 개인혼영 200m 준결승에 진출한 김서영을 제외하고 아무도 낭보를 들려주지 못했다. 접영 100m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김서영과 함께 한국수영 양대 간판으로 평가받는 안세현을 제쳤던 박예린은 대회 여자 접영 100m 예선에서 전체 21위에 그쳤다. 중학생 시절부터 ‘포스트 박태환’으로 꼽힌 영훈고의 이호준도 이날 남자 자유형 400m에 나서 조 최하위, 전체 22위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대표 선발전 때보다 저조한 기록이 나오자 두 선수 모두 경기 뒤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래도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라는 이점을 갖춘 만큼 선수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날 관객석을 꽉 채운 관중들은 한국 선수들의 이름이 호명되고 레이스를 마칠 때마다 큰 박수와 환호로 이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선수들은 상기된 얼굴로 “기대보다 시설도 훌륭하고 한국 관객들의 응원도 많이 받아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광주=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