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성에 대중성까지 입증! 기생충 1천만 곧 돌파

입력 2019-07-21 09:37 수정 2019-07-21 12:08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마침내 1000만 관객을 돌파한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은 전날 관객 1만1766명을 추가해 누적 관객 수 998만8580명을 기록했다. 1000만까지는 1만1420명이 남아 휴일이나 월요일 100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된다.

1000만 관객 돌파는 역대 26번째로 올해 들어 ‘극한직업’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에 이어 4번째다. 한 해에 개봉한 영화 네 편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하기는 처음이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 이후 두 번째로 1000만 관객 돌파 영화를 보유하게 됐다.

기생충의 1000만 관객 돌파는 한국영화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한국영화 사상 첫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영화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한국영화 중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은 없다. 2007년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밀양’은 최종 관객 수 160만4439명, 2009년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220만8165명, 2010년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시’는 21만8898명에 그쳤다.

기생충은 올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를 끌어올리는 데도 일조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은 5688만 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91만 명(26.5%) 증가했다.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5.4%포인트 상승한 52.0%였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50%를 넘은 것이다. 이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극한직업과 기생충의 흥행 덕분이라고 영화진흥위원회는 분석했다.

기생충이 장기 상영 끝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서는 데는 N차관람(다회차 관람) 관객이 많았던 점이 주효했다. CGV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기생충 개봉 이후 지난 18일까지 재관람 관객 비율은 5.1%로 같은 기간 상위 10개 영화 평균 재관람률(2.9%)보다 높았다. 관객들은 영화 속 여러 은유와 상징에 대해 생각하고 함께 토론하며 영화관 밖에서도 영화의 화제성을 견인했다.

관객 연령대도 다양했다. 50대 관객이 많았다. CGV 리서치센터 분석 결과 기생충을 관람한 관객 중 50대 이상 비중은 15.0%로 같은 기간 전체 영화의 50대 관객 비중(10.9%)보다 높았다.

기생충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극한직업에 이어 올해 두 번째 1000만 영화를 추가하게 된다. 역대 1000만 영화 중에는 7번째 CJ 배급 영화다. 배급사 중 최다 기록이다.

국내에서 1000만 고지를 넘으면서 해외 시장에서도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유럽과 남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까지 202개국에 판매돼 한국영화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미 개봉한 프랑스와 베트남, 러시아 등지에서 역대 개봉 한국영화 중 1위를 기록했다. 개봉 예정 국가에서의 추가 흥행도 기대된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