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포수 김형준(20)은 지금 어엿한 주전 포수다. 물론 주전 포수 양의지(32)의 부상 공백으로 생긴 임시직이긴 하다.
그러나 양의지의 공백을 공수 양면에서 잘 메꾸고 있다. 주전 마스크를 쓴 것은 양의지가 통증을 느낀 지난 11일부터다. 이후 7경기를 치렀다. 5승 2패를 일구는 데 일조를 했다. 이 기간 24타수 5안타를 때렸다.
김형준은 2018년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NC에 지명됐다. 포수가 1라운드에 뽑힐 만큼 기대를 많이 받았다. 계약금만 1억5000만원이나 됐다.
지난해 60경기에 출전했다. 81타수 31안타, 타율 0.160이다. 2타점, 6득점을 올렸다. 포수 실책도 5개나 됐다.
그런데 올해는 달라졌다.개막 엔트리에 들지못했다. 1군에서 43일이나 빠졌다. 그리고 32경기에 나왔다. 61타수 14안타, 타율 0.230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도 1개를 때려냈다. 9타점, 9득점을 올렸다. 삼진도 32개에서 13개로 대폭 줄었다. 포수 실책은 아예 없다.
무엇이 김형준을 달라지게 했을까. 양의지 효과로 볼 수 있다. 백업 위치에서 선배의 경기와 경기 전후 루틴을 보면서 직접 체험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것으로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군 경기에 꼭 출전하지 않더라도 백업의 위치에서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에는 출발이 비슷했던 포수가 있다. 나종덕(21)이다. 1년 먼저 출발했다. 2017년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지명됐다. 계약금은 1억5000만 원이었다. 1라운드 지명과 계약금 모두 김형준과 같다.
2017년 5경기에 나와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시즌 뒤 주전 포수 강민호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2018년 1군 출전 기회가 대폭 늘었다. 106경기나 나왔다. 177타수 22안타, 타율 0.124를 기록했다. 홈런 2개, 11타점, 15득점을 기록했다. 포수로서 실책은 4개였다.
올해는 더욱 기대가 컸다.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날은 10일에 불과하다. 이미 74경기에 나왔다. 133타수 21안타, 타율 0.158을 기록하고 있다. 1홈런, 9타점, 9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실책은 벌써 5개다. 지난해보다 성장했다기보다 정체 또는 퇴보 행태를 보이는 셈이다.
두 선수의 케이스를 보면 육성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다. 김형준에겐 양의지라는 선배가 있었고, 나종덕 주변에는 20대 초반 또래 포수만이 있었다. 배울만한 선배가 없었다. 말로만 육성을 말할 것이 아니라 육성 시스템이 있어야 함을 말해주고 있는 대목이다. 1군 출전 기회 확대만이 육성 방식이 아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