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19일 이윤원 단장과 양상문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겉으로는 성적 꼴찌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그러나 기저에는 인위적 리빌딩 실패를 자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롯데 수뇌부의 동반 교체를 심상치 않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팀이 있다.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94게임을 치러 35승 59패, 승률 0.372를 기록했다. 꼴찌 롯데와는 승차 없는 9위다. 5위 NC 다이노스와는 12.5경기 차이가 난다.
공수 지표는 롯데보다 못하다. 0.250의 팀타율은 꼴찌다. 793안타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삼진은 750개를 기록하며 최다 1위에 올랐다. 출루율은 0.323, 득점권 타율 0.250으로 모두 꼴찌다.
팀평균자책점은 4.96으로 9위다. 홀드는 26개로 10위였다. 그리고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31차례로 10위였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만 놓고 보면 감독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원인이 깔려 있다. 바로 인위적 리빌딩이다.
한화는 지난해 육성을 내세워 정규시즌 3위라는 엄청난 성적을 냈다. 그러나 그 후유증은 올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육성을 통해 단기간의 성과는 냈지만, 베테랑이라는 팀의 기둥을 잃음으로써 붕괴 직전까지 내몰렸다.
지난해부터다. 심수창은 지난해 3월 3경기를 1군에서 뛴 뒤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8월 먼저 방출을 요구했다. 한화는 웨이버 공시를 통해 심수창을 풀어줬다. 방출 요구를 하게끔 만든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역 최다승 투수인 배영수도 한화를 떠났다. 한화 구단은 은퇴를 강요했다. 권혁 또한 지난 1월 말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되자 방출을 요청했고, 한화는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줬다.
이들 모두가 자진 방출 요구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모두가 구단에서 내몰렸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한화는 스토브리그 때 대규모 외부 전력 보강을 하지 않았다. 외야진은 완전히 구멍으로 뚫렸다. 타선은 최약체다. 육성 명목으로 투입된 신인 선수들은 헛스윙을 밥먹듯이 하고 있다.
육성은 중요하다. 그러나 인위적 리빌딩은 필연적으로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다. 한화 리빌딩의 중심에는 박종훈 단장이 있다. 그리고 한용덕 감독이 실행하고 있다.
성적을 말하는 게 아니다.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고압적 행태의 리빌딩의 폐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화는 두 사람의 팀이 아니다. 한화팬의 한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