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드래프트 2년 유예 왜?’ 서울구단 입김…내년 도입필요

입력 2019-07-20 06:31

KBO가 신인 드래프트 방식을 2023년 신인부터 전면드래프트로 개정키로 했다.

KBO는 지난 19일 창원NC파크에서 2019년 KBO 제4차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2023년도 신인을 뽑게 되는 2022년부터 전면 드래프트를 도입키로 결정했다.

그리고 하위 팀의 전력 보강 차원에서 2021년 신인을 뽑게 되는 2020년부터 전면 드래프트 시행 전까지는 전년도 성적 8, 9, 10위 구단에게 7개 구단의 1차 지명 완료 후 전체 연고지역을 대상으로 1차 지명권을 부여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전년도 성적 8, 9, 10위 구단은 연고지역에서 1차 지명을 하거나 10위부터 역순으로 전체 연고지역에서 1차 지명이 가능하다.

또 서울을 연고로 한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구단은 2021년 신인을 뽑게 되는 2020년부터 전면 드래프트 시행 전까지는 서울, 제주 지역의 동일 학교에서 중복하여 1차 지명을 할 수 없도록 했다.

KBO가 전면드래프트를 시행키로 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늦었지만 박수받을만하다.

1차 지명은 연고 지역 출신 선수만을 선발하도록 한 제도였다. 지역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라는 명분을 내세워서다. 그러나 지방 구단의 경우 뽑을 선수가 없다보니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지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서울 공동 연고 구단인 LG와 두산, 키움은 말그대로 골라서 뽑는다. 서울 지역에 우수한 선수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연고지 기준으로 선발하는 1차 지명제도는 미국과 일본에는 없는 KBO리그만의 제도다. 전형적인 불공정 게임이다. 공정성이 전혀 담보되지 않았었다. 그러기에 이번 KBO의 전면드래프트 도입 결정은 올바르다.

그러나 몇가지 문제가 있다. 2020년 신인 1차 지명은 지난 1일 완료됐다. 그렇다면 2021년 신인을 뽑게 되는 내년부터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미 1차 지명제도를 폐지하고 전면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한 적이 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이다. 전면 드래프트로 연고지 구분 없이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지난해 성적 역순으로 지명하는 제도다. 그당시 문제점을 찾아 보완하고 곧바로 시행하면 된다.

그런데 이것을 2년이라는 유예 기간을 두는 것은 다분히 서울 연고 구단에게 시간을 벌어주려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유예기간 2년 동안 전년도 성적 8, 9, 10위 구단에게 7개 구단의 1차 지명 완료 후 전체 연고지역을 대상으로 1차 지명권을 부여하는 것 또한 근거를 전혀 알 수 없다.

리그 전력 평준화를 위해서라고 했다. 그런데 왜 7개 구단이 1차 지명을 한 뒤 나머지에서 우수 선수를 뽑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전력 평준화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석으로 가야 한다. 리그 전력 평준화라는 명분을 살리기 위해선 내년 시즌부터 곧바로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하는 게 올바르다. 이번 결정은 여전히 재벌 구단이 지배하는 KBO의 한계를 드러낸 결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