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의회가 3기 신도시 관련 시정질문 파행에 이어 시의원의 음주운전으로 시민들에게 비난을 사고 있다. 시민들은 음주운전을 한 고양시의회 김서현 의원의 구속과 이윤승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한편 주민소환 절차까지 진행하고 있다.
최근 술을 마시고 시의회장에 나타나 음주운전 의혹을 받고 있던 고양시의회 김서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음주운전 혐의를 인정했다. 고양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김 의원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9시35분쯤 일산동구 풍동의 한 카페에서 자택까지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서현 의원은 이날 고양시의회 제232회 1차 정례회에 참석했다가 오후 12시30분쯤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임의동행해 음주측정을 한 결과 면허 정지 수준인 혈중 알코올농도 0.05%로 측정됐다.
당시 김서현 의원은 “택시를 타고 왔다. 대리운전을 불러 왔다”는 등 계속해 입장을 번복했다. 이틑날 7박9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과 뉴욕 등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가 당초 일정보다 빨리 17일 오전 5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에 일산연합회 등 시민들은 지난 18일 오후 고양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서현 의원의 구속과 이 상황을 책임지겠다고 한 이윤승 의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일산연합회 관계자는 “김서현 의원의 음주 시정질의에 대해 책임지겠다던 이윤승 의장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회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 책임은 이윤승 의장에게 있으며 본인의 ‘책임지겠다’는 말처럼 의장과 의원직을 내려놓고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단체인 일산나침반은 지난 17일 이윤승 의장에 대한 주민소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주민소환 청구사유로 ‘민의를 묵살한 대의민주주의 원칙 위반’ ‘시의회의 견제 및 감시 기능 상실’ ‘시의회 질서 유지 책무 방기’ ‘협의 과정을 무시한 패거리 의정활동’ 등을 지적했다.
일산나침반 관계자는 “이윤승 의장은 이에 항의하는 주민에게 욕설과 막말을 서슴지 않은 강경자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에 대한 징계안 서명을 거부하고, 면허정지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05% 상태의 김서현 시의원에게 발언권을 주는 등 시의회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스스로 품위를 땅에 떨어뜨렸다”며 “주민의 의견을 대변하고 시정을 견제 및 감시해줄 것을 기대하고 선출해준 시의원이 주민 갈등을 조장하고 주민의 재산권과 행복추구권을 외면한 채 당리당략에만 충성해 시장의 호위대장을 자처하고 있어 이윤승 의장을 주민소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