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30대 롯데제과 직원이 문재인정부 비판 유투브에 출연 후 회사에서 부당 대우를 당했다며 2시간 가량 투신소동을 벌이다가 무사 구조됐다.
이 남성은 최근 유투브 영상에서 롯데제과 사원증을 목에 걸고 ‘롯데제과 수천명의 직원들을 문재인대통령 하야 서명 운동에 동참시키겠다’고 나서, 다음 주 회사 징계위원회를 앞둔 상황이었다.
1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롯데제과 직원 임모(39)씨는 이날 오전 8시 50분쯤 서울 영등포구 선유도역 인근 롯데제과 본사 건물 18층에 올라가 투신하겠다며 자살 소동을 벌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롯데제과 관계자들을 불러달라’는 임씨의 요청에 따라 롯데제과 직원들을 불렀다. 임씨는 롯데제과 직원들과 한 시간 이상 대화한 후 오전 10시40분 쯤 건물에서 내려왔다. 이후 롯데제과 측과 대화를 이어갔고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에서 철수했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임씨는 ‘문재인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한 보수 인사의 유투브 채널에 출연한 일로 다음 주 회사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있었다.
임씨는 유투브에서 롯데제과 사원증을 보이며 “문재인대통령 하야 서명 운동에 회사 직원을 동참시키겠다”며 “회사(롯데제과)에는 6800명의 직원이 있고 2000명의 신우회가 있다. 제가 총무과니까 일일이 협조만 하면 (된다). 물론 좌파도 있고 싫어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나라를 위해 제가 이 자리까지 왔다”고 발언했다.
이 발언 영상은 지난 15일 한 지상파 방송사의 ‘가짜 뉴스 확산 실태’ 관련 심층 보도 리포트에 방영됐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임씨가 사실과 다르게 회사를 대표하는 것처럼 잘못된 발언을 해 사내 분위기가 안 좋았다. 관련해서 회사 징계위원회를 열자고 이틀 전 결정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둔 지난 18일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유투브 채널 출연 사실이 방송사에 나오고, 회사에서도 징계위를 여는 과정에서 임씨가 억울함을 느낀 듯하다”며 “자세한 요구사항 등에 대해선 현재 대화 중”이라고 말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