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제24회 춘사영화제 4관왕에 올랐다. 한국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영화가 국내 수상 레이스의 포문을 연 모양새다.
‘기생충’은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24회 춘사영화제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최우수 감독상을 비롯해 여우주연상(조여정) 여우조연상(이정은) 각본상(봉준호, 한진원) 등 4개 부문을 석권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서 함께 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면서 “프랑스 남부 어느 지역에서 상을 받으며 기자회견을 했다. 전 세계 기자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서 상을 받은 것이 아니다. 지난 100년간 한국영화 역사를 빛내온 많은 거장 감독이 있었다’고 명확하게 설명했다. 그때 언급했던 감독님들이 실제로 지금 제 눈앞에 와 계신다. 이 트로피는 저희 집 가장 좋은 자리에 세워놓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기생충’에서 대저택의 안주인 연교 역을 소화한 조여정은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그는 “한국영화 100주년인 해에 여우주연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연기를 하면 할수록 배우라는 직업이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절감한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도 배우 선배들,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게 해주신 봉준호 감독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훌륭한 영화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생충’의 수상 행보는 해외에서도 이어진다. 영화는 오는 9월 20일 개막하는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 진주 셀렉션 부문에 초청됐고, 오는 10월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가 감독을 맡고 있는 ‘뤼미에르 영화제’에도 초청을 받았다.
한편 춘사영화제 남우주연상은 ‘암수살인’의 주지훈에게 돌아갔다. 주지훈은 “무거운 상을 받게 됐다. 사투리도 할 줄 몰라서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감독님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격려해주셨던 첫 미팅 자리가 기억난다”고 돌이켰다. 이어 “앞으로 더 재밌는 작품 만들어서 여러분들과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버닝’의 스티븐 연과 ‘기생충’의 이정은은 남녀조연상을 수상했다. 신인감독상은 ‘암수살인’의 김태균 감독이 거머쥐었고, 신인상은 ‘극한직업’의 공명과 ‘죄 많은 소녀’의 전여빈·‘리틀 포레스트’의 진기주가 받았다. 관객 1626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류승룡 이하늬 주연의 ‘극한직업’은 관객이 뽑은 최고 인기영화상으로 호명됐다.
다음은 제24회 춘사영화제 전체 수상자(작).
▲최우수감독상=봉준호(‘기생충’)
▲남우주연상=주지훈(‘암수살인’)
▲여우주연상=조여정(‘기생충’)
▲남우조연상=스티븐 연(‘버닝’)
▲여우조연상=이정은(‘기생충’)
▲신인남우상=공명(‘극한직업’)
▲신인여우상=진기주(‘리틀 포레스트’)·전여빈(‘죄 많은 소녀’)
▲신인감독상=김태균 (‘암수살인’)
▲관객이 뽑은 최고 인기영화상=‘극한직업’
▲각본상=봉준호·한진원(‘기생충’)
▲기술상=피대성(‘창궐’)
▲특별 인기상=엄태구(‘안시성’)·이성경(‘걸캅스’)
▲공로상=정진우
▲특별 작품상=문신구(‘원죄’)
▲다큐 특별상=이승현(‘에움길’)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