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독립문엔 ‘어우동 한복’ 대신 ‘BTS 한복’

입력 2019-07-19 12:10
백옥수 디자이너의 개량 한복. 서울시 제공.

‘BTS 한복’으로 유명한 디자이너의 개량 한복이 독립문 패션쇼 무대에 오른다. 최근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의 ‘어우동 한복’ 논란처럼 반복되는 개량 한복의 적절성 논란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20일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에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의 얼과 미’를 주제로 패션쇼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BTS 뮤직비디오 한복’으로 유명한 백옥수 디자이너의 개량 한복이 간판 주인공이다.

백 디자이너는 임정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당대 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백 디자이너는 최근 BTS의 뮤직비디오(IDOL)에서 BTS가 입고 나온 개량 한복을 디자인했다. 미리 공개된 백 디자이너의 개량 한복은 품이 넉넉하고 단정하다. 대부분 파스텔 색조가 사용됐다.

그동안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개량 한복은 끊임없이 전통성 논란에 시달려왔다. 경복궁 주변에서 성행하는 ‘체험 한복’이 대표적 사례다. 최근에는 지난 11일 201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등장한 개량 한복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대회 ‘한복쇼’에서는 전년도 당선자 7명이 몸매가 드러나는 퓨전 한복을 입고 나타나 선정성 논란을 빚었다. 한복에 코르셋을 결합한 데다 노출까지 과해 “마치 ‘어우동 한복’ 같다”는 빈축을 샀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유튜브 영상 캡처

반면 ‘신선하다’며 호평을 받는 개량 한복도 많다. 지난 4일 BTS 멤버 정국은 공항 패션으로 진한 회색 톤의 생활 한복을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해당 한복의 브랜드와 가격까지 덩달아 주목받았다. 과거 BTS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개량 한복도 인기를 끌었다.
일본인 관광객들이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강남페스티벌 방탄소년단 한복체험 특별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직 ‘적절한 개량 한복’을 규정짓는 명확한 기준은 없다. 다만 ‘노출’과 ‘여유로움’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한복연구가 박술녀 원장은 지난 17일 KBS1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런 내용을 에둘러 설명했다. 박 원장은 “한복을 사러 오는 고객들이 가끔 제게 ‘좀 더 딱 붙었으면 좋겠다. 많이 노출했으면 좋겠다’고 한다”며 “그럼 저는 ‘많이 노출하길 원하면 서양 드레스를 입어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어 “우리나라 옷은 넉넉하고 너그러운 옷”이라며 “현대적으로 바꾸더라도 눈살을 안 찡그리게 얼마든지 우아하고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옥수 디자이너의 개량 한복. 서울시 제공.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