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33명·부상 36명”… 일본 교토 애니메이션 방화사건

입력 2019-07-18 20:01 수정 2019-07-18 23:51
18일 오전 일본 교토 시 후시미 구 소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방화로 인한 최악의 화재가 발생했다. 오후 10시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33명에 이른다.


일본 NHK 등의 보도에 따르면 화재는 이날 오전 10시35분쯤 후시미 구 모모야마 마치(桃山町)에 있는 3층짜리 교토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1층에서 시작됐다. 스튜디오 근처 주민은 “건물 1층에서 폭발음이 난 뒤 연기가 2층과 3층으로 삽시간에 번졌다”면서 즉각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소방차 49대가 출동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불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불이 난지 5시간이나 지난 오후 3시20분쯤에야 간신히 불길이 잡혔다.

화재 당시 건물에는 약 73명이 근무 중이었다. 일본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는 33명으로 집계됐다. 남성 12명, 여성 20명이고 1명은 성별이 알려지지 않았다. 사망자 다수는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부근에서 발견됐다.

부상자 36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 남성은 19명, 여성은 17명이다. 이 중 10명은 중태다.


현지 경찰은 41세 A씨가 고의적으로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A씨는 “죽어라”라고 외치며 불을 지른 뒤 도주했다. 하지만 양손과 다리, 얼굴과 가슴 등에 불이 붙어 멀리 도망치지는 못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100미터 떨어진 곳에서 A씨를 검거했다. A씨의 복부에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평소에는 보안 카드를 지닌 사람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데 사고 당일에는 손님 방문으로 보안시스템이 일시 해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교토 애니메이션에 근무한 경력도 없으며 회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 확인했다. A씨는 범행 약 30분 전 현장에서 500미터 정도 떨어진 주유소에서 20리터짜리 휘발류 통 2개를 구입했다. 현장에서는 또 A씨가 소지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6개의 칼과 망치가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현재 의식불명의 중태에 빠져있다. 경찰은 A씨가 회복하는대로 자세한 경위와 동기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교토 애니메이션 사장은 “평소 살인 예고 이메일이 자주 왔다. 지금도 많다”고 밝혔다. 교토 애니메이션은 1981년 창업한 회사로 직원수는 160여명이다.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은 물론 관련 상품 판매 및 애니메이션 작가 양성도 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