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남과 다툰 이후 홧김에 9개월 된 아기를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적장애(3급)를 앓고 있는 이 여성은 최근 바뀐 현관문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잊은 데다 집 안에서 자고 있던 동거남은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18일 살인 혐의로 A씨(36·여)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6시 20분쯤 광주 서구의 한 아파트 5층에서 생후 9개월 된 남자아이를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했다.
A씨는 자신의 동거남 B씨(47)와 낳은 아이를 달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싸운 뒤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가 범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A씨는 집 밖에서 화를 삭이고 들어가려 했으나 최근 B씨가 바꿔놓은 현관문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잊어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 A씨는 초인종을 수차례 누르고 문을 두드렸으나 청각 장애가 있던 B씨가 보청기를 뺀 채 자고 있어 소리를 듣지 못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집 밖에서 1시간 30분 이상을 기다렸다고 진술했다. 서성이던 A씨는 결국 아들을 창밖으로 던졌다.
A씨가 아기를 던진 사실은 이웃 주민에 의해 처음 확인됐다. 복도에서 아기를 안고 있던 A씨에게 아이가 없는 것을 본 이웃이 아이의 행방을 물었고, A씨가 “아기를 밖으로 던져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민이 아이를 발견해 119로 신고했지만 아기는 결국 숨졌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도현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