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홋줄 참사’ 60톤 견디는 홋줄은 죄가 없었다

입력 2019-07-18 16:04 수정 2019-07-18 17:48
지난 5월 청해부대 인사사고 당시 모습

지난 5월 청해부대 28진 최영함 입항 행사 중 발생한 ‘홋줄(배가 정박할 때 부두와 연결하는 밧줄) 사고’의 원인이 “무리한 운용 탓”이라는 군 당국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해군은 사고 책임을 물어 함장과 현장 지휘관 등을 포함해 5명을 징계 조치하기로 했다.

해군은 18일 ‘최영함 안전사고 민군 합동사고조사’ 결과를 통해 “사고의 주요 원인은 현장 지휘자와 작업자가 홋줄 인장강도(물체가 잡아당기는 힘에 견딜 수 있는 최대한의 응력)를 과신해 무리하게 운용한 탓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주관으로 끊어진 홋줄과 다른 홋줄에 대해 성분 및 장력 검사를 한 결과 모두 정상이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홋줄은 60t을 견딜 수 있는 인장강도를 갖고 있었으나, 이보다 더 강한 장력이 가해져 끊어졌다는 것이 해군의 설명이다.

끊어진 홋줄은 둘레가 7인치(17.78㎝)로, 통상 최영함급 군함을 항구에 정박시킬 때에는 이 같은 홋줄을 6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군은 끊어진 홋줄은 이른바 함정구조물인 ‘초크’를 지날 때 꺾이는 각도에 따라 최대 2배 정도의 과부하가 걸리며 이 초크와 마찰로 생기는 열변형 손상, 초크의 거친면 등으로 인해 인장 강도가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해군은 또 ‘홋줄 끊어짐에 대비한 안전구역 대피 미흡’ ‘안전모·구명의 등 안전 장구 미착용’ ‘입항 인원 배치의 적절성 미흡’ ‘예방조치 미흡’(기타 입항 요원에 대해 유의사항만 전달)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응급처치 과정 역시 응급처치 요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실시되지 않았고, 사고 발생 3분 만에 구호반 배치 방송을 하는 등 신속한 행동이 미흡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해군은 밝혔다.

지난 5월 24일 오전 10시 15분쯤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서 열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중 홋줄이 끊어져 병사들을 덮쳤으며 최종근(22) 병장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다.

장병들은 소말리아·아덴만 해역에서 6개월간의 해적 퇴치와 선박호송 임무를 완수하고 복귀한 길이었다. 특히 사망한 최 병장은 전역을 불과 한 달 남겨 둔 상태였다. 해군은 최 병장을 하사로 1계급 추서하고 순직 처리했다. 부상자 4명 중 3명은 퇴원했으나 나머지 1명은 여전히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해군은 전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