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함 홋줄은 마찰 손상으로 끊어져” 해군, 조사결과 발표

입력 2019-07-18 15:47
지난 5월 27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엄수된 고(故) 최종근(22) 하사 영결식. 해군 제공

해군은 지난 5월 청해부대 최영함(4400t급) 입항 행사 중 정박용 밧줄(홋줄)이 끊어져 발생한 순직 사고에 대해 “강한 장력이 가해져 끊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민·군 합동사고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어 “홋줄의 성분과 장력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었다”며 “홋줄은 방향이 꺾어지는 부분인 함정 구조물(초크)에서 발생한 마찰 열과 초크의 거친 면 등으로 인장 강도가 떨어져 끊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홋줄이 강한 장력이 가해진 상태에서 마찰 열 등을 견디지 못해 끊어졌다는 것이다. 해군은 사고 책임을 물어 최영함 함장 등을 징계할 예정이다.

홋줄 보강작업 중 작업 인원을 안전구역으로 대피시키지 못했으며, 안전모와 구명의 등 안전장구를 착용하지 않는 등 사고 예방조치가 미흡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사고 당시 심폐소생술이 신속하게 이뤄지지도 않았다. 해군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군의관이 사고발생 후 현장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하고 후송하기까지는 절차에 따라 실시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군의관 도착 전까지 현장 응급처치 요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실시되지 않았고, 사고발생 3분 만에 ‘구호반 배치’ 방송을 하는 등 신속한 행동이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홋줄 운용 요원의 전문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현장 감독을 강화하고 위험구역을 설정해 운영키로 했다. 또 입출항시 안전장구 착용 의무화 등 안전절차와 수칙, 함정 응급구호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해군 관계자는 “안정성이 향상된 재질의 홋줄 조달을 추진하고, 홋줄과 초크가 만나는 부위의 마찰과 과부하를 줄이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종근(22) 하사는 지난 5월 24일 오전 최영함 입항 행사 중 정박용 밧줄이 끊어지는 사고로 순직했다. 최 하사는 최영함 머리 쪽 갑판에서 정박용 밧줄을 추가로 매는 작업을 하다가 갑자기 끊어진 둘레 17.8㎝짜리 밧줄에 맞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당시 홋줄이 끊어지면서 최 하사 근처에 있던 장병 4명도 크게 다쳤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