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Full-HD급 영화 12편 분량인 44GB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D램을 업계 최초로 양산한다. 이번 양산을 통해 차세대 스마트폰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고, 고객들의 공급 확대 요구에 빠르게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2기가비트(Gb) LPDDR5 모바일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모바일 D램은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저전력 기기에 최적화된 메모리로, 12Gb LPDDR5 양산은 전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모바일 D램은 LPDDR2, LPDDR3, LPDDR4 등으로 규격이 나뉘는 데, 숫자가 높아질수록 데이터 처리 속도가 최대 2배 빠르다.
삼성이 이번에 양산하는 모바일 D램은 초당 5500Mb 동작 속도를 지원한다. 기존 모바일 D램(LPDDR4X, 4266Mb/s)보다 약 1.3배 빠른 속도다. 이 칩을 8개 탑재해 12기가바이트(GB) 패키지로 만들면 풀HD급 영화(3.7GB) 약 12편(44GB)을 1초만에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정보 처리 속도를 6400Mb/s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삼성은 신형 칩에 새로운 회로 구조를 도입해 기존 제품 대비 소비전력을 최대 30% 줄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이달 말부터 12Gb 칩 8개를 탑재한 12GB LPDDR5 모바일 D램 패키지를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 플래그십 스마트폰 메모리는 6GB~8GB 수준으로, 향후 신형 스마트폰에는 12GB 메모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G 이동통신 등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현재 주력 공정인 2세대 10나노급(1y)을 기반으로 차세대 LPDDR5 D램의 안정적인 공급 체제를 구축했다”며 “글로벌 고객들이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적기에 출시하는데 기여하고, 향후 차세대 D램 공정 기반으로 속도와 용량을 더욱 높인 라인업을 한발 앞서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글로벌 수요에 맞춰 내년부터 경기 평택캠퍼스 최신 라인에서 LPDDR5 모바일 D램 본격 양산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12Gb LPDDR5 모바일 D램 양산에 이어 향후 용량과 성능을 더욱 높인 16Gb LPDDR5 D램도 선행 개발해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린다는 목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