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배구 감독 임도헌, 돌연 류현진 말한 이유

입력 2019-07-18 12:29
임도헌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18일 충북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임도헌(47)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20년간 이루지 못한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전략으로 ‘기술 배구’를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32)을 말했다. 구속이 떨어지면 제구력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류현진처럼 유럽계 선수보다 힘이 부족한 아시아의 한계를 기술로 극복하겠다는 취지다.

임 감독은 18일 충북 진천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 예선 기자회견에서 “8월에 우리보다 강한 상대와 경기하지만, 진다는 법은 없다. 항상 이긴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선수들에게 태극마크와 국가를 대표하는 자긍심을 가지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남자 배구는 다음달 9~11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리는 올림픽 대륙간 예선에 출전한다. 네덜란드(15위) 미국(2위) 벨기에(12위·이상 괄호 안은 세계 랭킹)와 차례로 싸운다. 세계 랭킹 24위인 한국에 쉽지 않은 상대들이다. 4개국 중 오직 1위만 올림픽 본선으로 직행할 수 있다. 여기서 기회를 놓치면 내년 1월 올림픽 아시아 예선 1위를 차지해야 본선으로 갈 수 있다.

한국 남자 배구의 전력상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임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은 2000 시드니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본선 진출을 각오하고 있다. 임 감독은 이 과정에서 “그냥 편안하게 말하겠다”며 돌연 류현진을 언급했다.

그는 “지금 야구에서 류현진이 제일 잘 던진다. 배구에서 우리는 힘으로 유럽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 유럽의 서브는 시속 120㎞를 기록한다. 우리는 시속 100㎞도 되지 않는다”며 “그 대신 정확히 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수비만 집중해서도 안 된다. 이단공격 등 기술적인 배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대륙간 예선에서 상대할 3개국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낮은 네덜란드를 공략할 방법을 중점으로 찾고 있다. 미국에 대해서는 “내가 봐도 잘한다. 서브 변화가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점프와 서브에서 모두 잘한다. 박자를 바꾸면서 상대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고 했다.

진천=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