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극장을 찾은 관객 수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몇몇 한국영화들이 선전했으나 마블과 디즈니 영화들이 압도적인 장악력을 보였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8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관객 수는 1억932만명(극장 매출액 9307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관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96만명 증가했고, 매출액은 1282억원 늘었다.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수는 568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1만명 증가했다. 2013년(56.4%) 이후 6년 만에 상반기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이 50%를 넘어서면서 상반기 극장가의 주도권을 되찾았다. ‘극한직업’(1626만명) ‘기생충’(995만명)의 흥행으로 한국영화 관객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따른 결과다.
반면 ‘중박’ 흥행을 기록한 영화는 없어 흥행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돈’ ‘증인’ ‘내안의 그놈’ ‘걸캅스’ 등 차별화된 소재를 내세운 중급 이하 영화들이 선전하면서, 고예산 영화와 범죄 영화로 치우친 한국영화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상반기 외국영화 관객 수는 5244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만명 증가했는데, 마블을 비롯한 디즈니 영화들이 압도적 강세를 보였다. 마블 영화 ‘캡틴 마블’(580만명)과 ‘어벤져스: 엔드게임’(1392만명)이 연달아 성공을 거뒀고, 디즈니 실사 영화 ‘알라딘’도 1000만 돌파 기록을 세웠다.
배급사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마블 영화와 디즈니 실사판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2019년 상반기 배급사별 전체 순위 1위에 등극했다. 디즈니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캡틴 마블’ ‘토이 스토리 4’ 등 9편을 배급해 관객 수 3304만명(매출액 2862억원), 관객 점유율 30.2%를 기록했다. ‘극한직업’ ‘기생충’ 등 8편을 배급한 CJ엔터테인먼트는 관객 3056만명을 모으며 점유율 28%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독립·예술영화 흥행 1위는 ‘항거: 유관순 이야기’가 차지했다. 115만8000명에 달하는 관객 수를 동원했다. 2018년에는 한국 독립·예술영화 전체 관객 수가 110만명이었다.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그린 북’(43만명), 대만 하이틴 멜로 ‘장난스런 키스’(42만8000명)이 2, 3위로 뒤를 이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