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으로 풀려난 ‘스페인 北대사관 습격’ 크리스토퍼 안

입력 2019-07-18 06:59 수정 2019-07-18 10:20

지난 2월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가담했다가 미국에 체포된 한국계 미국인 크리스토퍼 안(38)이 현지시각으로 16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 4월 체포된 지 90일 만이다.

워싱턴 포스트(WP)는 크리스토퍼 안 변호인의 말을 인용해 지난 4월 18일 LA에서 미국 사법당국에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이 보석 보증금 130만 달러(약 15억3000만원) 납부 조건으로 석방됐다고 17일 보도했다.

변호인은 “16일 오후 의뢰인이 LA메트로폴리탄 구금센터에서 보석 석방됐다”며 “보석 심리 중에도 언급했듯 현재 의뢰인의 신변에 상당한 위협이 가해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의뢰인의 거주 장소 등은 철저히 비공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LA연방지방법원의 진 로젠블루스 판사는 지난 9일 보석보증금 130만 달러 납부 조건으로 반 북한단체 자유조선 회원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안에 대해 가택연금 조건부 석방 명령을 내렸다. 그는 법원의 명령에 따라 병원 진료와 교회 예배 때만 외출이 허용되며 발목 감시장치를 찬 상태로 지내야 한다.

크리스토퍼 안은 풀려난 상태로 스페인 송환과 관련된 재판을 받게 된다. 변호인은 의뢰인의 신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향후 재판에서도 스페인 송환이 부당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변호할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측은 그동안 법정에서 크리스토퍼 안이 스페인으로 송환되면 북한으로 신병이 넘겨질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로젠블루스 판사도 지난 3일 보석 재판에서 “북한 정부가 크리스토퍼 안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연방수사국(FBI)이 확인했다”며 “그는 독재정권의 명백한 살해 표적”이라고 밝혔었다. 반면 미 연방 검찰은 크리스토퍼 안의 석방에 반대해왔으며 스페인과의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그의 신병을 스페인으로 넘겨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안을 포함한 자유조선 회원 7명은 지난 2월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폭행한 뒤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와 이동식 메모리 등을 탈취해 도주한 혐의를 받았다.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자유조선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은 체포영장이 발부됐지만 붙잡히지 않았다. 사건 직후 자유조선은 자신들이 배후라고 밝히며 FBI와 접촉해 대사관에서 가져온 자료를 공유했다고 주장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