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을 거듭한 끝에 16강 진출에 성공한 정명훈이 “올라가서 다행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면서 연습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은 데에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시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보완해 오겠다”고 다짐했다.
정명훈(FanTaSy)은 17일 서울 강남구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박진혁(Armani)과의 ‘2019 글로벌 스타크래프트 리그(GSL)’ 코드S 시즌3 32강 G조 최종전에서 2대 1 승리를 거뒀다.
다음은 정명훈과의 일문일답이다.
-정말 힘들게 16강에 올랐다.
“오기 전 시나리오는 이게 아니었다. 자신감도 있었는데, 막상 대회를 하는데 손이 얼어가지고 거기서부터 말린 것 같다. 긴장이 되면서 전체 경기력이 반밖에 안 나온 것 같다. 올라갔지만 아쉽고, 16강에서는 잘 보완하도록 하겠다.”
-오늘 백동준과의 1경기에서 손이 안 풀린 듯 보였다.
“게임하면서 인구수가 많이 막혔던 것 같다. 최적화가 많이 꼬였고, 물량이 더 있어야 했던 시점에 그러지 못했다. 움직임도 소극적이 되면서 제 스스로 많이 안타까웠다. 올라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힘 싸움과 견제에서 점차 나아지면서 패자전을 뚫었다.
“패자전부터 손이 많이 녹았다. 그나마 괜찮았지만, 여전히 긴장이 많이 됐다. 전체적인 경기력이 마음에 안 든다. 올라가서 다행이라는 생각뿐이다.”
-이전에 16강 진출에 애를 먹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이다.
“이번 시즌 제 목표는 16강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높은 곳까지 바라보고 있다. 32강부터 힘든 경기를 해서 걱정이 된다. 하지만 연습 때 잘 된다는 자신감이 있다. 16강부터 잘 해야 될 것 같다. 오늘 떨어진다는 생각은 안 했다. 한 번 갔더니 어렵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명훈, 더 높은 곳을 올라가길 기대하는 시선들이 많다.
“목표는 우승이다. 오늘 경기를 보고 많은 분들이 실망했을 것 같다. 저는 제 게임을 못 봤지만 속으로 많이 못했다고 생각한다. 아쉽지만 그걸 잘 고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꾸준한 도전에 응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오늘 현장에서 ‘정명훈 화이팅’을 위치는 팬들의 목소리가 유독 컸는데.
“헤드셋을 끼고 있었지만 화이팅을 외쳐주시는 팬분들의 소리가 느껴졌다. 그 덕분에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올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 많이 불안하게 해드렸다. 다음부터는 안정감 있게 경기를 하겠다.”
-16강 조지명식을 앞두고 있다. 어떻게 될 것 같나.
“저번 시즌에는 프로토스가 많이 무서워서 같은 조 되면 ‘망했다’는 생각 밖에 안 들었는데, 지금은 프로토스전 많이 좋아졌고, 밸런스도 나아졌다. 이번에는 누구를 만나도 올라간다는 마인드로 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 달라.
“오늘 생각해왔던 각오만큼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제 스스로 실망스럽다. 올라갔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다음에는 더 철저한 준비와 마인드컨트롤로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