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티 건물 거주자, 담배꽁초 조심하세요

입력 2019-07-18 06:00
지난 1월 전북 전주시내 한 필로티 구조 아파트 1층에서 불이나 천장이 그을린 모습. 연합뉴스

1층에 벽 없이 기둥만 세운 ‘필로티’ 구조 건물에서 화재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최근 필로티 건물 1층 주차공간에서 화재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예방을 위해 관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최근 필로티 건물 화재는 지난 7일 영등포구 한 호텔 1층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이날 화재로 객실에 투숙한 투숙객 100여명이 긴급 대피했고 투숙객 3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달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화재도 1층 필로티 주차공간에서 시작됐다. 이 화재로 하교 중이던 학생 70여명이 긴급 대피해야 했다. 건물에 가득 찬 연기에 고립됐다 구조된 사람들도 있었다.

지난 4월에는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다세대주택 1층 필로티 주차장에서 불이 났다. 대낮에 발생한 화재였지만 2층 거주자 1명이 숨졌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필로티 주차장에 쌓여 있던 종이상자에 담뱃불이 떨어지면서 불이 붙은 것으로 파악된다.

필로티의 화재 위험성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서울시 필로티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는 2016년 5건, 2017년 15건, 지난해 14건이었다. 올해는 6월 말 기준으로 벌써 11건이다. 2016년에는 6명이, 2018년은 1명이 다쳤다. 2019년은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2016~2019년 재산피해는 약 11억3500만원이다.

필로티 공간은 불이 나기 쉽다. 이곳은 주로 주차장으로 사용되지만 재활용 분리수거장, 전동기구 보관소 등으로도 쓰인다. 특히 일부 주민은 흡연 장소로 필로티 공간을 이용한다. 게다가 전력량계, 배선용 차단기, 누전차단기 등 각 세대로 공급되는 전기설비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필로티 화재 원인은 거주자 등의 부주의(16건)가 가장 많았다. 전기적 요인 13건, 기계적 2건, 방화 2건, 미상 12건이 뒤따랐다. 부주의는 담배꽁초 11건, 용접·절단 4건, 가연물 근접방치 1건으로 나뉜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집안에서 흡연 후 밖으로 버린 담배꽁초가 개방된 필로티 공간 내 쓰레기에 떨어져 불이 붙는 경우도 나온다”며 “거주자의 안전의식, 필로티 전기설비 점검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3년간 화재피해 현황> (단위: 건) <자료: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