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37명, 말레이 불법 온라인도박 한국인 일당 송환

입력 2019-07-18 06:00 수정 2019-09-02 16:55
말레이시아에서 한국인 불법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 37명이 경찰에 검거돼 국내 송환됐다. 해외에서 검거된 불법온라인 도박사이트 조직원 송환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경찰청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검거된 한국인 불법온라인 도박사이트 해외총책 등 도피사범 37명을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말레이시아 인터폴 등과 공조한 끝에 전원 국내 송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2019 국제 사이버범죄대응 심포지엄’에서 말레이시아 경찰 대표단에 이들 일당 관련한 추적 단서를 제공하고 검거를 요청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이후 제공된 단서로 일당의 은신처를 발견한 뒤 한국 경찰에 이를 알렸다. 이후 한국 경찰은 현지에 합동조사팀을 파견, 말레이시아 경찰과 공동 작전을 펼친 끝에 검거에 성공했다.

일당을 붙잡았지만 송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한국에 돌려보내야 할 인원이 37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라 현지 이민청이 추방결정을 내리도록 협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인천국제공항 직항 국적기가 하루 1편에 불과해 이들을 실어 나르는 것 역시 물리적으로 쉽지 않았다.

경찰은 궁여지책으로 주요 피의자 6명을 우선 한국 국적기로 송환하고 남은 피의자 31명은 말레이시아 항공편에 탑승시켜 9일 만에 이들을 전원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검거 당시 말레이 경찰이 압수했던 컴퓨터 25대, 휴대전화 40여대도 모두 인계받았다.

경찰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과 협력해 이들 국가로 도피한 한국인 피의자들을 강제 추방 절차를 걸쳐 비교적 신속하게 송환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절차가 복잡한 범죄인인도 요청보다 빠른 방법이다. 최근 필리핀에서 사기 혐의로 붙잡힌 ‘병풍 사건’의 주인공 김대업 역시 한국 경찰이 현지 이민청과 협력해 유사한 방식으로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임병호 경찰청 외사수사과장은 “앞으로도 각국 경찰기관과의 유기적인 공조관계를 토대로 국외도피사범의 검거·송환을 지속 추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