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까지 참전…한국발 혐한뉴스 폭로한 ‘페이크’ 무슨 내용이길래

입력 2019-07-17 17:53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2’ 캡쳐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처로 양국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 자민당의 고위인사는 ‘한국 정부가 전략물자를 북한에 밀반출했다’는 뉴스를 한국 신문 기사에서 봤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2’는 한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매국 뉴스’ 논란의 발원지를 추적했다. 해당 방송에서는 조선일보 및 중앙일보가 국내에 보도된 한글판 기사 제목을 일본어판에서는 자극적으로 바꿔 달면서 혐한 일본인들의 조회 수를 유인하고, 반한 감정을 고조시킨 정황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판 조선일보에는 문재인 정부를 ‘반일’로 낙인찍은 기사가 70회 이상, 일본판 중앙일보에도 60회 이상 등장했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반일 정부’ ‘감상적 민족주의 세력’ ‘종북 세력’이라고 비난하는 기사들이 한국 기사보다 더 과장된 문구로 번역된 채 일본판에 실리고 있었다.

심지어 한국어판에 없는 내용이 일본어판에 추가된 경우도 있었다. 자신을 한국 신문 애독자라고 소개한 일본인 니시무라 슈헤이는 ‘반일로 한국을 망쳐 일본을 돕는 매국 문재인 정권’ ‘안타깝게도 한국인은 스스로 힘으로 광복을 쟁취하지 못했다. 남이 가져다준 독립이었기 때문에’라는 내용이 담긴 일본어판 칼럼을 보여주며 “훌륭하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한국판 기사에서는 해당 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반일’이라는 자극적 단어를 추가한 헤드라인은 오직 이를 번역한 일본판에만 게재됐다. 기타 주요 일간지에서도 일본어 번역 과정에서 자극적인 표현을 일부 추가해 발행하고 있는 실태가 확인됐다.

한국으로 귀화한 세종대 교수이자 정치학자인 호사카 유지는 “일본어로, 사설로 (한국정부가 반일이라는 기사를) 내보낸다는 것 자체가 큰 문제가 있다. 한국의 주요 신문이 그렇게 말하고 있구나, 역시 한국 내에서도 지금 정권에서 하는 것들이 나쁘다고 생각하는구나 그런 인식을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기사를 읽은 일본 독자들은 이를 그대로 신뢰하는 반응이었다. 일본의 혐한 극우세력은 일본판 한국 신문을 근거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것을 넘어서 위안부, 강제징용 등에 대해 왜곡된 뉴스들과 남북미 화해모드를 조롱하는 한국발 가짜뉴스를 퍼나르며 공유하고 있다.

방송에 따르면 일본 우익집회현장의 참가자들은 이런 뉴스들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여동생에게 무릎을 꿇고 인사하는 장면을 봤다” “북한이 한국을 먹으려고 하는 것 같다. ‘일베’ 사이트에서 (그런 내용을) 본 적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뿌리부터 공산주의자다. 북한을 조국이라고 생각하고 한국 국민을 생각하지 않는다” 등의 코멘트를 했다.

일본 자민당 의원 카와무라 타케오는 “서로 협력하는 것이 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텐데 왜 이런 시대에 반한, 반일이라며 서로 다투어야 하는가. (이러한 분위기를) 신문이 부추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혜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