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무원 20여명 인간방패로 내세운 청주시

입력 2019-07-17 16:26 수정 2019-07-17 16:32
사과하는 김항섭 청주부시장의 모습. / 출처:연합뉴스

김항섭 충북 청주시 부시장은 17일 “지난 12일 도시공원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시민단체 회원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는 과정에서 발생한 예기치 않은 충돌과 당시 여직원들을 앞장세웠다는 논란에 대해서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부서는 회의를 원만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앞선 측면도 있었지만 성인지·평등 의식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자각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부서장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성인지교육을 강화해 인권 중시 문화를 조성해 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16일 한범덕 청주 시장은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현장에 동원된 여성 공무원들에게 사과했다.

한 시장은 이메일에서 “시민단체의 진입을 막는 현장에 계셨던 여성 공무원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드린 점을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이런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하는 시민단체의 모습. / 출처:연합뉴스

청주시 측의 사과에도 시민단체의 반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청주 도시공원지키기 시민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약자인 여성 공무원을 청사 방호업무에 인간방패로 동원한 것은 여성 공무원의 인권과 기본권을 침해한 명백한 젠더 폭력”이라며 “반인권적 젠더 폭력과 직권 남용에 대한 진상 규명 및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 논란은 청주시가 지난 12일 열린 도시공원위원회 회의장 앞에 여성 공무원 20여명을 동원해 도시공원 개발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회의장 진입을 막으면서 불거졌다.

사건 당시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청주시 여성 공무원들은 30여분간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