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저런 옷을…이런 말 듣는 게 저희에겐 즐거움”

입력 2019-07-17 15:40
남성 듀오 노라조의 조빈(왼쪽)과 원흠이 17일 서울 마포구 한 공연장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신곡 '샤워'를 열창하고 있다. 마루기획 제공

17일 서울 마포구의 한 공연장. 두 남자가 무대에 등장하자 취재진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특히 한 남자는 머리에 비닐을 뒤집어쓰고, 하반신엔 초록색 이태리타월을 두르고 무대에 올랐다. 진행자가 “한국의 레이디 가가 같다”고 하자 남자는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정말 고마운 이야기네요. 하지만 계속 그런 말을 듣게 되면 미국에서 소송이 들어올 거 같아요.”

무대는 남성 듀오 노라조가 신곡 ‘샤워’를 소개하는 쇼케이스 자리였다. 의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노라조의 리더 조빈은 “팬들로부터 ‘어떻게 저런 옷을 입을 수 있지’라는 말을 듣는 것 자체가 우리에겐 즐거움”이라고 답했다. 이어 “사람들에게 익숙한 소재를 다루고 싶었다”며 “여름이니 샤워라는 노래를 만들면 대중들과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사이다’라는 노래를 발표해 사이다 CF 모델이 됐는데, 이번에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샤워 용품이 워낙 많으니까요. 샴푸 비누 린스 로션…. 욕심이 많이 나네요(웃음).”

남성 듀오 노라조의 조빈(왼쪽)과 원흠이 17일 서울 마포구 한 공연장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신곡 '샤워'를 열창하고 있다. 마루기획 제공


‘슈퍼맨’이나 ‘고등어’ 같은 이 팀의 전작을 안다면 신곡이 어떤 노래일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경쾌하고 웃기고 엽기적인 음악이다. 소속사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엔 “더러워진 몸과 마음, 무엇으로 씻을까 라는 자아성찰적 고뇌를 담았다”고 적혀 있다. 여기서 핵심은 “자아성찰” 운운하는 것을 놓고 정색하고 따져선 안 된다는 점이다. 한없이 우스꽝스러운 메시지를 진지하게 노래하는 게 노라조 음악의 웃음 포인트다.

2005년 조빈과 이혁이 결성한 노라조는 올해로 14년째 활동 중인 중견 그룹이다(이혁은 2017년 팀을 탈퇴했고 조빈은 이듬해 원흠을 영입해 팀을 재정비했다). 노라조의 헤어스타일이나 의상은 기가 막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때는 ‘삼각김밥 머리’를 하고 나와 충격을 선사했고, 지난해엔 머리에 사이다 캔을 꽂은 ‘사이다 머리’를 선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조빈은 “언제나 다음엔 또 어떤 새로운 무대를 보여줘야 할지 고민을 많이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