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는 개발보다는 지역 특성을 살리고, 공동체 가치를 회복하는 도시재생에 집중하겠다고 17일 밝혔다. 민선7기 1년간 축적한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구도심과 신도심 간, 덕양과 일산 간의 격차를 극복하는 것을 중요한 과제로 삼았다.
최근 고양시 창릉지구가 ‘3기 수도권 신도시’로 선정돼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지만, 고양시는 창릉 신도시를 여러 규제로 발목 잡힌 현 상황의 돌파구로 보고 있다.
시는 일산 ‘IT·미디어·마이스산업 특구’와 창릉 ‘스타트업·벤처 특구’로 자족기능을 강화해나가면서 노후 도심을 되살리는 도시재생사업도 병행하고, 일산·덕양 간의 균형과 도시 노후화 해결을 동시에 해결하는 진정한 균형발전을 이루어나가겠다는 의지다.
고양시 민선7기는 지난 1년간 신청사 건립을 추진해왔다. 1983년 건립된 현재 청사는 당시 인구 20만의 군 청사건물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100만 대도시의 위상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현 청사 면적은 1만4788㎡로, 경기도 내 비슷한 조직규모인 용인시청·성남 시청의 1/5 수준이다. 또한 건물이 오래돼 안전성 우려도 있고, 40여개의 부서가 주변 임차건물에 산재해 있어 민원인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자 지난 3월 제정된 ‘고양시 신청사 건립 기금 설치 및 운용에 관한 조례’를 통해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500억원의 건립기금을 적립했고, 향후 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고양시 신청사 입지선정위원회 설치’ 조례를 제정하고, 신청사 건립 기금 위원회를 구성했다. 빠른 시일 내에 신청사 입지선정도 완료할 예정이다. 100만 대도시의 위상에 맞는 신청사를 건립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스토리가 있는 고양시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고양시는 GTX-A노선이 개통되는 2023년까지 일산테크노밸리·방송영상밸리·킨텍스 제3전시장·CJ라이브시티를 완공해 일산신도시 면적의 20%가 넘는 330만㎡ 지역을 ‘IT·미디어·마이스산업 특구’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중 고양일산테크노밸리 조성사업은 일산서구 대화동, 법곳동 일원 약 80만㎡ 부지에 IT·방송영상·첨단의료 등 4차 첨단산업의 플랫폼을 구축한다. 일산테크노밸리는 올해 현금·현물출자와 특별회계로 760억원의 재원을 마련했고, 내년까지 마련재원을 포함한 총 1250억원을 투입해 조속히 착공할 예정이다. 빠른 시일 내에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해 보상 착수 등 실질적인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일산동구 장항동 일원 70만㎡ 부지에는 67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서울 여의도나 상암동에 버금가는 대형 방송·영상 제작단지, 방송영상밸리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가 참여해 업무시설·상업시설·도시지원시설 등을 설립하고, 방송제작센터 등 신규기업을 유치해 방송영상산업의 새로운 성장거점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방송영상밸리 인근 CJ라이브시티에는 테마파크와 호텔 등이 건립되며, 2만석 규모의 K-POP 전용 아레나도 2024년까지 완공될 예정이다. LH가 추진하는 청년스마트타운은 행복주택 1000호를 줄이는 대신, 방송영상밸리 인접지에 4950㎡ 규모의 창업지원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고양시 마이스산업의 중심 킨텍스는 2015년 기준으로 경제파급효과 3조원·취업 파급효과 2만3000명을 달성했고, 민선7기에 들어선 현재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약 4900억원을 투자해 3전시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고양시는 창릉 3기 신도시 조성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는 많은 고심 끝에 정부에 시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관철해 또 다른 기회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 판단했다.
고양 창릉지구는 덕양구 창릉동, 용두동, 화전동 일원 약 813만㎡ 면적으로 2020년부터 2029년까지 약 3만8000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판교의 2.7배인, 135만3000㎡ 규모의 자족용지를 확보하고, 입주 가능한 주택 수인 3만8000호 보다 2.6배나 많은 9만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창릉은 스타트업·벤처 특구로 조성해 ‘기업지원허브’와 ‘기업성장지원센터’를 건설·운영하고, IT·미디어·마이스 특구로 조성될 일산의 고양테크노밸리와도 상생을 모색하고 있다. 이 기회로 고양시 전체의 도시자족기능 향상과 도시의 고른 개발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창릉신도시에 따라오는 자족용지·교통 등이 고양시가 갖고 있던 오랜 난제를 해결하고 도시 전체의 가치와 성장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의 고민은 ‘어떻게 해야 발전에 따른 혜택을 고르게 분배하고, 어떻게 고양시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낼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한다”고 밝혔다.
고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