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선·중앙일보 맹비난…“국민위한 일 해야”

입력 2019-07-17 13:41

청와대는 17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일본어판 보도를 두고 “진정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맹비난했다. 전날 조국 민정수석이 페이스북에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며 해당 보도를 비난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언론에 화살을 돌린 것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한국 기업인이 어려움에 처한 지금 상황 속에서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지혜를 모으려는 이때에 무엇이 한국과 국민들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 대변인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일본어판 보도제목을 나열하고 양 사의 보도 취지를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일본의 한국투자 1년새 마이너스 40%, 요즘 한국기업과 접촉도 꺼린다’는 한국어 기사 제목을 ‘한국은 무슨 낯짝으로 일본에 투자를 기대하나’라는 제목으로 바꿔 일본어판에 게재했다. 중앙일보 또한 ‘닥치고 반일, 우민화 정책’이라는 제목의 칼럼 등을 일본어판으로 올렸다. 고 대변인은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어 기사를 일본어로 번역해 올린 기사들을 통해 한국 여론을 이해하고 있다”며 “이게 진정으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현재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한국에서의 여러 여파가 작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중요함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일본에도 한국 여론이 정확히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이) 이 상황을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혹은 국익의 시각으로 바라봐주길 바라는 당부의 말”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의 발표는 전날 조 수석이 페이스북에 올린 것과 같은 맥락이다. 조 수석은 페이스북에 조선·중앙일보의 기사 제목을 다룬 MBC 방송 캡처본을 올리고 “이런 제목 뽑기를 계속 할 것인가”라며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고 남겼다.

청와대는 다만 조 수석의 페이스북 글과 이날 대변인 브리핑은 직접 연관은 없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 수석이 SNS에 글을 올린 건 개인 자격으로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나 조 수석의 의지와 상관없이 청와대 대변인실 차원에서 조선·중앙일보 제목에 항의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