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세월호 막말, 국민에 사과해야” VS 정미경 “쓴소리가 막말이냐”

입력 2019-07-17 11:44 수정 2019-07-17 12:01


자유한국당 정미경 최고위원의 ‘세월호’ 발언을 두고 여야가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세월호 가족과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지만 정 최고위원은 “세월호라는 단어만 들어가면 막말이냐”며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1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5주기 추모제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을 언급했다. 박 최고위원은 “황 대표는 ‘그 안타깝고 아픈 희생, 유족의 절망과 고통을 제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잊지 않겠다’고 했다”며 “세월호 가족분들은 이 발언에 못 미더워하면서도 한국당이 이전과 다른 태도를 가질 거란 일말의 기대를 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후에도 막말은 이어졌고 정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대해 세월호 한 척을 운운하며 유족과 국민에 큰 상처를 줬다. 한국당 지도부가 옆에서 큰 소리로 웃은 게 더욱 충격적이었다”며 “댓글을 소개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관련 언론 보도에 반론 보도 신청을 하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300분이 넘게 돌아가신 이 사건, 또 피해자가 아이들이 대다수였던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면 절망적”이라며 “정 최고위원은 진심으로 세월호 가족분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남인순 최고위원도 “정 최고위원이 다시 습관처럼 막말을 쏟아냈다”며 “막말이라는 나쁜 개인기가 없으면 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이 안 되는 지경에 다다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남 최고위원은 “누군가는 지금도 가슴을 부여잡고 울고 있는데, 한국당의 참을 수 없는 막말의 가벼움이 이번에 극치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국민 앞에, 세월호 가족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해당 발언이 막말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맞섰다. 이날 정 최고위원은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세월호라는 단어만 들어가기만 하면 막말이냐”며 “제가 소개한 댓글은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는 뜻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이순신을 언급했을 때 외교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보다 반일감정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에 빗대 외교 문제를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을 비판한 댓글을 소개한 것”이라며 “한국당이 쓴소리하면 뭐든지 막말인가. 청와대와 여당은 듣기 싫은 비판을 모두 막말로 치부하기로 작정했느냐”고 덧붙였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전남 지역경제 투어에서 “전남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고 말했다. 이에 정 최고위원은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언급하면서 ‘어찌 보면 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긴 문 대통령이 낫다’는 내용의 댓글을 소개해 논란이 일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