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회사가 일본이 수출규제에 나선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를 중국 화학기업에서 공급받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상하이증권보 인터넷판은 16일 산둥성에 있는 화학회사 빈화(濱化)그룹이 한국의 반도체 회사로부터 전자제품 제조급 불화수소를 주문받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빈화그룹은 한국 반도체회사에 불화수소를 납품하기 위해 여러 차례 샘플 테스트와 소량의 실험을 거친 끝에 한국 반도체 기업과 정식으로 협력 관계를 맺게 됐다. 한국기업은 이미 빈화그룹에 대규모 물량을 발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어느 한국 반도체 회사가 빈화그룹과 계약을 맺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부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감광제인 리지스트, 반도체 세정용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핵심 소재 3종류에 대해 한국 수출 규제에 들어갔다.
교도통신은 일본이 고순도 불화수소의 수출규제를 강화하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이를 대신할 조달처로 중국을 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리지스트는 일본 의존도가 90%가 넘지만 에칭가스는 일본산 수입비중이 올 1~5월 43.9%로 비교적 낮았다.
최근 러시아도 외교라인을 통해 우리나라에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불화수소 공급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일본산을 대체하기 위해 한국, 중국, 대만 등에서 생산된 불화수소의 품질 검증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