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목선 사건에서 드러난 군의 경계 작전 실패와 관련, 철저한 보완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장관 임명 10개월만에 두 번째 해임건의안이 제출된 상황에서 국회에 출석한 정 장관은 거듭 사과를 하면서도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군은 무엇보다 명예가 중요한 조직”이라며 “평생을 군에 바친 명예를 살리기 위해서 스스로 물러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럴 용의 있나”라는 질의로 포문을 열었다. 정 장관은 “국방부 장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인사권자가 결정할 사안이고 주어진 시간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이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진태 의원께서 군의 생명은 명예라고 하셨다. 저희 부친도 평생 군인이셨다”며 “이번 목선 사건은 반성할 여지가 있지만 16대 국회 이래로 단 한 번도 국방에 대해서 국정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야당의 국정조사가 무리한 요구임을 지적했다.
정 장관은 목선 사건에서 군의 경계작전 실패에 대해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장관은 “경계작전 실패에 대해서 사과를 드리고 은폐, 축소라는 프레임 올 수 있도록 초기에 알리지 못한 부분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주 금요일 제가 주관해 각 군 참모총장들과 토의하고, 이를 토대로 7월 말 이전에 보완대책을 철저히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정경두 사퇴론’을 방어하는 한편 ‘합참의장 전화 녹취록 공개’로 야당을 비판했다. 해군 2함대 허위자수 사건에서 김중로 바른미래당 국방위원이 박한기 합참의장과 전화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정치권에서 상도의가 땅에 떨어졌다. 장관도 국회의원이랑 통화할 때 앞으로 녹음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합참의장하고 통화한 내용을 아무리 국회 계신 분이라지만 그걸 공개한 것은 정말 아주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연이어 일어나는 안보 논란에 대해 반성하고 군이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정 장관은 “우리 국민께서 걱정하지 않도록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쇄신하겠다”며 “비록 잘못된 부분은 있지만 지금도 지상, 해상, 공중에서 우리 대한민국 지키는 많은 장병이 헌신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사기 저하하지 않도록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