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의 관심은 이제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차기 검찰총장이 지켜온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부패범죄특별수사단 등 검찰총장의 ‘친위부대’가 사라진 뒤 가장 큰 수사력을 가진 이로 평가받는다. 전직 대통령과 전직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한 상황인 만큼,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향후 재판 과정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애초 서울중앙지검 자리에는 윤 차기 총장이 신뢰하던 윤대진(55·25기)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되리라는 예상이 컸다. 하지만 윤 차기 총장의 인사청문회 때 윤 국장의 친형을 둘러싼 문제가 거짓말 논란으로 번진 것이 변수다.
새로 부상한 서울중앙지검장 후보군은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파견 이력을 가진 검사장들이다. 이성윤(57·23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 출신으로 2004~2006년 대통령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으로 일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엔 목포지청장으로서 검경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다.
2006~2008년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이던 조남관(54·24기) 대검 과학수사부장도 비중 있게 거론된다. 그는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뒤 검찰 내부망에 “검찰 수사의 발단이 된 박연차 비위를 제대로 감찰하지 못한 죄스러움이 있다” “봉하마을로 내려가 조문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도리라 생각했다”는 소회를 올렸었다. 그는 2017년에는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으로 파견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팀’을 이끌었다.
윤 차기 총장과 긴밀하게 호흡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특수통’들의 인선 가능성도 높게 제기된다. 치밀한 수사로 ‘독사’라는 별칭을 가진 여환섭(51·24기) 청주지검장도 가능성 있는 인사 중 한 명이다. 그는 과거 대검 중수부에서 윤 차기 총장과 함께 현대차 비자금 사건 등 굵직한 특별수사를 했다. 최근에는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의 재수사를 맡아 김 전 차관을 구속기소했다.
윤 차기 총장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총괄했던 문찬석(58·24기) 대검 기획조정부장도 물망에 올라 있다. 한편으로는 파격적인 발탁 인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2017년 윤 차기 총장이 검사장 승진과 동시에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던 것처럼, 이번에도 신규 검사장 승진자의 발탁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이 같은 관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부터 줄곧 윤 차기 총장과 손발을 맞춰 적폐청산 수사를 펼쳐온 한동훈(46·27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두고 제기된다.
허경구 구승은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