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정근우(37)가 잘 보이지 않는다.
정근우는 부상으로 지난 5월 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지난달 23일에야 1군에 복귀했다. 두 번째 2군행이었다.
복귀 이후 6월 5경기에서 41타수 6안타, 타율 0.276을 기록하며 회복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주 SK 와이번스와의 주중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또 KIA 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에선 10타수 2안타를 쳤다.
지난 14일 KIA전에선 장진혁을 대신해 교체 멤버로 출전했다. 그리고 16일 NC 다이노스전에서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럴만도 하다. 정근우는 올 시즌 36게임에 나와 119타수 25안타, 타율 0.210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은 단 1개에 그치고 있고, 10타점, 19득점을 올리고 있다. 도루도 4개밖에 되지 않는다.
2005년 SK에서 프로야구 선수 생활을 시작한 정근우는 올 시즌까지 타율 0.303을 기록하고 있는 교타자다.
한화로 이적해온 첫해인 2014년 타율 0.295를 기록한 것을 빼곤 모두 3할을 넘겼다. 그러나 2017년부터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게 흠이다.
그런데 올해 0.210의 타율은 정근우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정근우는 중견수로 투입되고 있다. 공식적인 실책은 2개에 불과하다.
그러나 어설픈 수비가 자주 나온다. 평범한 뜬공을 거리 측정을 잘못해 잡지 못하거나 좌중간과 우중간으로 빠지는 타구에 주자들을 1베이스 더 내주는 경우가 많다. 실책성 플레이가 많다는 의미다.
당연하다. 정근우는 오랫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2루수였다. 그러나 리빌딩 과정에서 2루수에서 밀려나 1루수를 거쳐 외야수로까지 나갈 수밖에 없었다. 생존을 위해서였다. 그러나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뛰니 잘할 리가 만무하다.
한화는 지난해부터 베테랑 선수들을 줄기차게 방출해왔다. 정규시즌 직전 반발했던 이용규는 무기한 출장정지 처분을 당했다. 물론 이 부분의 경우 이용규의 잘못도 매우 크다. 살아남은 베테랑들 역시 구석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어찌 보면 정근우도 강제 리빌딩의 피해자인지 모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