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유명 시인 트위터서 미성년자 성매수 시도 발견… “해킹당했다”

입력 2019-07-16 16:33

A씨의 트위터 게시글 내용. 트위터 캡처

대구에 사는 시인 A씨(60)의 SNS 계정에서 미성년자 성매수를 시도한 정황이 16일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A씨는 해당 계정이 해킹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의 트위터 계정은 지난 8일 게시된 성매매 광고 계정에 “19일 오후 6시경 예약 가능하냐”며 지난 15일 자신의 실명과 전화번호를 남기며 문의했다. 이어 성매매 광고 계정 측에서 예약 가능하니 개인 간의 메시지인 디엠(다이렉트 메시지)을 달라고 답변을 남겼다.

A씨 계정은 “2시간 하겠다”며 “사는 곳은 대구 나이는 49, 시인이다. 갈 때 졸시집 한 권 선물하겠다”고 디엠이 아닌 공개 답글을 남기면서 대화 내용이 온라인에 그대로 노출됐다.

트위터 계정으로 여러차례 문의를 남긴 A씨의 계정. 트위터 캡처

이를 본 네티즌들이 ‘미성년자 성매수 시도 정황’이라며 해당 게시물의 캡처본을 공유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일부는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에 A씨를 신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화 내용이 퍼지자 A씨는 자신의 계정 이름과 사진을 수정하기도 했다.

A씨는 경향신문에 “2011년 트위터에 가입한 건 사실이지만 도용을 당했다”며 “비밀번호가 몇 차례 바뀌어 SNS 활동을 접은 지 오래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어제 지인의 전화를 받고 이런 글이 올라갔다는 걸 알게 됐고, 처음엔 믿지 않았다”며 “(문제가 된 글을 올린 사람이) 내 전화번호와 최근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다 알고 있더라. 내가 올린 게 아니다. 파킨슨병을 10년째 앓고 있어서 밖에 잘 다니지도 못하는데 무슨 성매매를 하겠냐”고 얘기했다.

해킹에 대한 수사 의뢰는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A씨는 2012년 첫 시집을 발표한 후 민들레문학상 대상을 비롯한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신유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