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서울대미술관은 보통 사람들이 그린 그림들로 꾸민 ‘7월의 눈: 놀라운 작가들’전을 하고 있다. 8월 18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류씨 같은 어르신부터 발달장애아, 시각장애인, 평범한 초등학생, 기계에 빠진 중학생 등 다양한 ‘일반인 화가’ 30명이 초청됐다.
이들은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기에 이들이 그리는 방식은 더 스스럼이 없다. 류씨는 반복적인 그리기를 통해 자신만의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창조했는데, 산책 나온 가족, 거리 카페에 앉은 여성 등 일상의 소재를 끌어오기도 하고 전통 민화나 산수화 등을 변용하기도 한다. 개와 고양이 가운데 좋아하는 개는 인간보다 더 큼지막하게 그려 민화 같은 순박함이 있다. 장 군이 그린 벤츠, 스포츠카 등 여러 차종은 표현주의적인 붓 터치 덕분에 차의 초상화처럼 존재감을 뿜어낸다. 뉴스에 쏟아지는 각종 차 사고 뉴스에 대한 충격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도식화하듯 그린 고교생 변유빈(17)군의 그림도 흥미롭다. 보이지 않은 내장까지 표현한 초등생들의 인체화는 인물화에 대한 통념을 흔들기도 한다.
서울대미술관 측은 “‘작가’ 선정은 7세부터 91세까지 될 수 있는 대로 다양하게 구성했다”면서 “사회 복지적인 관점에서 기획한 게 아니라 작가를 구분하는 통념과 이를 형성하는 제도권 미술의 안과 밖의 경계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창작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허물어보고자 한 시도이다. 통상의 미술관 전시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활력과 에너지가 충전된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