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처리 과정에서의 몸싸움으로 수사대상이 된 국회의원 109명 중 처음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16일 오전 9시55분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한 백 의원과 윤 원내대표는 취재진 앞에서 출석 입장을 밝혔다. 두 의원은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지정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몸싸움을 벌였을 때 상대 당 의원·당직자 등을 폭행한 혐의(공동폭행)로 자유한국당에 의해 고발됐다.
백 의원은 “패스트트랙 당시 상황은 온 국민이 다 보셨을 것이다. 실질적 피해자인 제가 여기 선 게 황당하다”며 “우리나라 형사사법체계를 존중하기에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대표 발의한 공수처 법안 접수를 위해 의안과에 간 것, 사개특위 위원으로서 사개특위 회의실에 들어가는 것이 정당한 행위였기에 충분히 소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은 합법적인 패스트트랙 법안을 물리적으로 막아내고, 국회에서 있을 수 없는 낯부끄러운 행위를 했다. 회의 방해는 물론이고 폭력적 행동까지 엄하게 처벌 받아야 한다”며 “폭력을 당한 저희들이 먼저 이곳에 선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출석 요구서를 받아들고 모든 것에 성실히 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석한 두 의원은 한국당 대표 및 의원들이 경찰 소환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은 김정재 박성중 백승주 이만희 이종배 김규환 민경욱 이은재 송언석 엄용수 여상규 정갑윤 이양수 등 한국당 의원 13명에게 소환을 통보한 바 있다. 이들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백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계속 억울하다고 하는데, 억울하면 나오셔야 한다. 어떤 부분이 잘못됐고, 억울한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불법 폭력 행위를 일으키고 법안 방해를 주도했던 한국당 대표 및 의원들은 자진출두해서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모습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