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의 자일동 이전을 두고 인근 양주시와 포천시 등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포천시가 공식적인 성명을 내고 반대에 나섰다.
포천시는 소각장 이전으로 국립수목원과 광릉숲의 환경오염을 우려하고 있지만 의정부시는 소각장 이전 예정지와 5㎞ 정도 떨어져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낸 바 있어 지자체 간 갈등이 예상된다.
16일 오전 박윤국 포천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문화유산인 국립수목원을 의정부시는 함께 보존해야 한다”며 “의정부시는 밀어붙이기식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철회하고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박 시장은 “의정부시는 2010년 유네스코에서 숲의 가치를 인정하고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인 국립수목원 접경지역인 5㎞ 반경에 자원회수시설을 추진하고 있어 우리 포천시민과 인근 지자체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폐기물 소각장에서 나오는 피해는 인체에 가장 해로운 1급 발암물질 다이옥신 배출과 유해물질인 미세먼지로 인해 인접 주민들의 건강에 피해를 주고 우리 주민의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시장은 “의정부시는 국가적으로 보존가치가 있는 국립수목원의 환경파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우리 시는 깊은 유감”이라며 “의정부시는 자일동으로 자원회수시설 이전 건립을 철회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천 국립수목원은 식물 6873종, 동물 4376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하늘다람쥐, 크낙새 등 20여 종의 천연기념물과 광릉요강꽃 등 14종의 특산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사슴벌레붙이는 전 세계에서 광릉숲에서만 서식하고 있어 보존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포천시는 세계문화유산 국립수목원을 순수공공재로 바라보고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맑고 깨끗한 환경조성을 위해 정부와 함께 국립수목원을 600년 동안 보존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포천시는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전략 환경영향평가서(초안)’의 공사를 진행했을 시 연간 환경기준 초과(기준 15µg/㎥)로 나타나고, 운영할 때도 20년 동안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역시 연간 환경기준을 초과(기준 15µg/㎥)로 나타난 것에 대한 의정부시의 답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의정부시는 소각장 건립으로 오염된 공기에 조금 더 오염된 공기가 유입돼 큰 문제가 아니라는 태도로 답변하고 있다”며 “포천시는 최대 현안인 석탄발전소 준공으로 인한 미세먼지와 환경파괴로 시민들의 걱정과 우려가 늘어만 가고 있는데, 의정부시는 인근 지역 지자체와 주민과 소통 없이 밀어붙이기식인 소각장 이전 건립을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박 시장은 “의정부시는 인근 지자체와 시민이 반대하는 행정을 효율 때문에 추진하고 소극적인 주민 의견수렴 후 반대의견을 회피하기 위한 방안으로 현재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회부한다고 한다”며 “우리 시는 의정부시가 소각장 이전계획을 강압적이고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분쟁조정위원회 결과와 상관없이 헌법과 세계인권선언에서 보장하고 있는 의무를 시민들과 함께 주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천시는 의정부시 자일동 자원회수시설 이전 건립 철회 및 전면 재검토와 세계문화유산인 국립수목원 보존 노력 촉구 등을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내외적으로 세계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시민과 함께 대대적인 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하고 장외투쟁을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앞선 지난 8일 의정부시 금오초등학교에서 진행된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에서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소각장과 광릉숲의 거리는 4.96㎞ 떨어져 있다”며 “광릉숲 생물권 보전 핵심, 완충, 전이 지역 중 전이 지역에서도 몇백m가 떨어진 곳으로 소각장으로 인한 우려는 있지만 피해 정황은 없을 것”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이날 공청회를 마친 후 포천시의회 의원들은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현대화사업 이전 건립 반대 촉구 결의안’을 발표했다. 또 지난 12일에는 양주시의회도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 이전 건립 철회 촉구 결의안’을 내고 의정부시의 소각장 이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편, 의정부시 자원회수시설은 기존 장암동 소각장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 자일동 환경자원센터 내 민간투자 방식(BTO)으로 1일 220t 규모 스토커방식의 소각장 조성을 추진 중이다. 현재 200t 규모의 장암동 소각장은 소각률이 저하돼 170t만 처리하고 나머지 30t은 수도권매립지로 반출하고 있다.
포천=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