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현대차그룹 광고대행사 이노션에 국제엑스포 사업 용역 계약을 맡긴 것을 두고 전시업계가 크게 반발했다. 전시 연출·제작·설치 용역은 중소기업에 제한 경쟁 입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트라도 중소기업 입찰업체들의 준비 부실을 지적하면서 충돌했다.
200여개 전시 전문 중소기업이 참여한 ‘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전시조합)’은 1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2020 두바이엑스포 한국관 전시 운영 용역사업’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코트라가 전시·연출 및 제작설치 용역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제한경쟁 입찰해야 한다는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 지원에 관한 법률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전시조합은 또 “계약을 무효로 하고, 중소기업 간 경쟁제품으로 재입찰하라”고 요구했다.
코트라는 지난 2월 두바이엑스포 용역 공모를 통해 1순위는 중소기업인 피앤 2순위는 현대자동차그룹 이노션 3순위는 중소기업 시공테크를 선정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이노션과 계약을 체결했다. 전시조합은 코트라가 이 과정에서 피앤과 시공테크와의 협상을 일부러 결렬시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전시물 실제 제작 등 80개 항목의 협상 내용을 요구한 후 두 업체가 15일 만에 이를 지키지 못하자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코트라는 80개 항목의 협상 내용은 이노션에도 요구한 사항이며 충분히 이행할 수 있는 것인데 피앤 등이 협상에 불성실하게 임했다고 반박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15일이 짧은 기간은 아니다. 기존 입찰 기간에 준비된 내용을 기술제안서에 요약해 달라고 한 것”이라며 “용역 심사위원들도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트라는 또 판로지원법이 정한 ‘중소기업자간 경쟁입찰 예외’를 따랐다고 주장했다. 판로지원법에는 실물모형, 전시부스 설치 서비스의 경우 중소기업끼리 경쟁 입찰하도록 했으나 국제엑스포는 성격이 다른 업무라는 것이다. 무역전시회는 중소기업 경쟁 입찰 항목이지만 입찰가가 10억을 넘으면 해당 사항이 없다. 두바이엑스포의 경우 용역사업 추정가격이 170억으로 추정된다. 코트라는 3대 국제행사인 국제엑스포 행사 준비를 대기업에 맡긴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