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음란물 때문에…군 휴대폰 사용 보완책 마련키로

입력 2019-07-16 10:41 수정 2019-07-16 15:30

국방부가 현역 복무 중인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사용 시간을 일부 단축하고 촬영기능을 통제할 예정이다. 최근 도박이나 음란물 사이트 접속 등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방개혁 일환으로 추진된 휴대전화 허용 방안이 백지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방부는 군인복무정책심의위원회를 15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국방부는 “일과 후 병 휴대전화 사용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시범운영 기간을 연장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 부대에서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을 병사들에게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방부는 지난해 4월부터 병사들의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을 시범적으로 허용해왔다. 올해 4월부터 훈련병을 제외한 전 부대 병사 36만여명이 일과 후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시범운영 결과 군사비밀 유출 등 보안 사고는 없었으며 규정·지침 위반행위 발생 비율은 미미한 수준이었다”면서도 “유해사이트 접속 등 일부 문제점이 식별됐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 점호 준비에 일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야전 부대 의견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평일 휴대전화 사용 시간은 오후 6~10시에서 오후 6~9시로 조정됐다. 휴일의 경우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에서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9시로 바뀌었다. 다만 국방부는 평일·휴일 오후 9~10시, 휴일 오전 7시부터 오전 8시30분까지는 지휘관 판단으로 사용을 허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방부는 또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한 훈령과 지침을 만들고 부대 내 시설이나 보안 문서 촬영을 통제하기 위한 보안통제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이 많고, 상당기간 준비를 통해 현재까지는 큰 무리 없이 진행돼 왔다”면서도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최근 경기도 한 부대에서 일부 병사들이 휴대전화로 수억원대 불법도박을 한 사실이 적발되는 등 휴대전화 허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정책이 중단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국방부는 1년간의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안정적인 제도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작용이 발견되긴 했지만 병영문화 개선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한국국방연구원이 지난 3~4월 병사 46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휴대전화 사용이 군 생활 적응과 자기 계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응답은 각각 79.1%, 83.7%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